세계일보

검색

[권 대리가 들려주는 서민금융] (16) 주식 투자로 추락, 학원장으로 재기하기까지

관련이슈 권대리가 들려주는 서민금융

입력 : 2017-06-02 10:00:00 수정 : 2023-11-12 21:42:0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영화 `빅쇼트` 스틸 이미지

영화 ‘빅 쇼트’(Big Short)에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한 투자로 ‘일확천금’을 번 월가의 투자자 4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들이 투자를 통해 번 돈은 무려 20조원이었습니다.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큰돈을 벌 수 있는 주식투자는 달콤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코스피가 상승하는 가운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까지 느는 추세라고 합니다. 물론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현실에서는 섣부른 투자로 더 힘들어진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주식 투자와 사업으로 한순간 빈털터리

 

30대 초반의 K씨도 나름 주식의 맛을 본 투자자였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장을 마감하기 전까지 끼니도 거른 채 주식에만 몰두했습니다. 초반에는 건실한 기업을 위주로 3000만원을 투자해 며칠 만에 100만원이 넘는 수익을 내기도 했습니다. 주식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자 그는 부모로부터 7000만원을 빌렸습니다. 이 돈을 주가 변동이 큰 신생 벤처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좀 더 큰돈을 벌 계획이었습니다. 

 

불행은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그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하루에 수백만원씩 허공으로 날리기 일쑤였습니다. 첫날 날린 돈을 만회하기 위해 더 과감한 투자를 거듭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K씨의 주식계좌는 텅 비어 버렸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의 실수로 오랜 세월 모아 온 노후자금을 잃어버린 부모를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작은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회사에 다니며 모은 돈과 지인들로부터 빌린 자금을 모아 몇년 후에는 인쇄기획사를 차릴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사업이 순항의 돛을 단듯했습니다. 하지만 무리하게 거래처를 확장하려다가 부실 업체를 상대하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이미 물건을 납품했는데,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업체가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러자 직원 월급을 주고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대출을 이용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는 늘어나고 더 이상 돈을 빌릴 수도 없게 된 K씨는 사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식투자와 사업으로 그에게 남은 것은 고액의 대출금과 산더미처럼 쌓인 신용카드 결제대금뿐이었습니다.

그는 빚을 갚기 위해 작은 학원에 강사로 취업했습니다. 월급이 200만원도 채 안 돼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고 새벽에는 우유배달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래도 빚을 갚기란 역부족이었는지 연체가 지속됐고 채권자들의 독촉 전화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10여년 후 그는 어떻게 됐을까요? 빚을 모두 상환하고 작은 학원의 원장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나락에 빠진 그를 구제해준 것은 서민금융지원제도였습니다.

 

◆채무조정으로 재기의 발판 마련

그는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과 프리 워크아웃이라는 채무조정지원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들 제도는 상환 능력을 벗어난 과다 금융채무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개인 워크아웃은 3개월 이상 장기 연체를 했을 때, 프리 워크아웃은 1~3개월의 단기 연체를 했을 때 각각 이자와 원금을 더한 채무를 일정 정도 감면하고 상환기간을 연장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개인 워크아웃을 이용하면 취약계층에 한해 원금을 90%까지 감면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채무조정 후 일정기간 성실히 상환한 이에 대해서는 생활안정자금과 학자금 등을 연 2~4%의 저리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데는 다양한 사연과 이유가 있습니다. K씨처럼 주식에 투자하고 사업을 했다가 큰돈을 잃을 수도 있고, 가족의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병원비를 마련하려다가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오르기도 합니다. 거듭된 실패로 절망에 빠진 서민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것, 그것이 서민금융의 역할입니다.

권은영 서민금융진흥원 종합기획부 홍보팀 대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