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S 스토리] 비혼식·싱글웨딩, N포 세대의 저항

관련이슈 S 스토리

입력 : 2017-05-27 16:56:46 수정 : 2017-05-27 16:56:4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준 만큼 돌려 받자” 지인들 초대 예식 / 결혼 상관없이… 가장 예쁠 때 웨딩촬영
회사원 장모(35·여)씨는 최근 친구들과 공유하는 SNS를 통해 ‘비혼’을 선언했다. 암묵적으로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사라졌다. 남자 친구와의 이별 뒤에 더 늦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소개팅과 선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인연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았다. 한동안 고민 끝에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N포 세대’가 늘면서 장씨처럼 적극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는 ‘비혼’ 선언이 증가하고 있다. 26일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기업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블로그나 트위터, 커뮤니티 내에서의 비혼에 대한 언급량은 2013년 3만9272건에서 2016년 4만7458건으로 증가했다.

결혼을 하지 않겠노라 선언했지만 장씨는 그동안 지인과 친구들 결혼식에 참석해 냈던 축의금의 본전 생각이 난단고 한다. 친한 친구들 결혼식에는 축의금을 제법 후하게 냈던 것은 자신의 결혼식 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장씨는 ‘비혼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친구나 지인들을 초대해 비혼식을 열고 선물이나 그간 냈던 축의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장씨는 “5월처럼 결혼식이 몰릴 때면 한 달에 축의금으로만 100만원을 낼 때도 있다”면서 “친구나 지인들의 결혼 때마다 축의금을 내면서 그들의 새로운 인생 출발을 축하해줬으니 나 역시도 결혼할 생각이 없음을 알리고 축하를 받을 권리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비혼을 선언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싱글 웨딩 촬영’도 유행하고 있다. 최근 싱글 웨딩 촬영을 했다는 회사원 박모(34·여)씨는 “결혼 생각은 없지만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웨딩드레스를 입은 내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웨딩 촬영 업계는 유행에 따라 맞춤 상품을 내놓고 있다.

웨딩 촬영 업체 관계자는 “불과 3~4년 전만 해도 신랑 없이 신부 혼자 웨딩 촬영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30% 정도나 차지할 정도로 싱글 웨딩 촬영의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남정훈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