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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단 30마리, '바다의 판다' 멸종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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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20 10:23:53 수정 : 2017-05-20 16: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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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새 개체수 90%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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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라면 우리는 ‘바다의 판다’(바키타 돌고래)를 한 달 안에 다신 못 보게 될 것.”

전 세계에 단 30마리밖에 남지 않은 멕시코의 희귀 돌고래 ‘바키타’가 절멸 직전에 놓였다. 크리스 리 세계자연기금(WWF) 영국지부장은 “당장 멕시코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 달 내로 멸종할 수 있다”면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에게 보낼 요청서에 서명해달라“고 호소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불법 포획 등으로 바키타의 개체 수는 최근 6년새 90% 이상 감소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쇠돌고래(최대 몸길이 150㎝, 몸무게 50㎏)인 바키타는 눈 주위에 검은 고리모양이 있어 ‘바다의 판다’라 불리는 희귀종이다.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와 멕시코 본토 사이에 놓인 캘리포니아만(코르테스해)에 사는 멕시코 대표 고유종이기도 하다.

바키타의 개체 수 급감은 다른 희귀 어종인 토토아바의 불법 포획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만 일대에 서식하는 대형 민어과 물고기인 토토아바의 부레는 한약재로 쓰여 중국 암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환경보호단체 ‘엘리펀트액션리그’(EAL)에 따르면 중국 부호들을 대상으로 1㎏ 당 2만달러(약 2250만원) 상당에 거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토아바의 몸 값이 치솟자 멕시코 어부들은 확실한 포획을 위해 저인망 그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몸집이 더 작은 바키타 돌고래까지 함께 잡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민감한 성격의 바키타 돌고래는 저인망 그물에 걸려 지상으로 올라오면 곧바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4월 “향후 2년간 저인망 그물 사용을 중지한다”고 조치했지만 불법 조업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고 환경보호단체들은 지적했다.

전 세계 야생동물 암시장 거래는 1년에 약 150억파운드(약 21조8800억원)에 달해 마약과 무기, 인신매매에 이어 4번째로 큰 국제범죄시장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설명했다. 환경보호단체 ‘엘리펀트액션리그’(EAL)의 안드레아 크로스타 총괄이사는 “멕시코에서 이뤄지는 토토아바 부레 거래와 바키타의 멸종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WWF는 “멕시코 정부에 어업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광범위한 어업 행위를 수용하되, 저인망어업을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바키타 돌고래를 잡지 않도록 모든 불법 어망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페 르카르즈 WWF 멕시코 대표는 “60년 전 바키타 돌고래가 발견된 이후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는 우리 인간이다”며 “바키타 돌고래의 개체수가 생물종의 존폐를 우려할 정도로 감소한 현재 상황은 야생동물과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단호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 바키타 돌고래를 볼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진=인디펜던트, 뉴욕타임스 캡처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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