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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의 전국 연애고민자랑] <10> 연애코치는 왜 아내와 결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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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20 10:00:00 수정 : 2017-05-21 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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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오징어의 전국 연애고민자랑'은 세계일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10화: 연애코치는 왜 아내와 결혼했을까?>



동갑인 남자친구를 만나 3년째 연애 중이에요. 어느덧 스물 아홉이 됐네요.

서로를 사랑하고 직장도 있어서 결혼을 생각 중인데, 남자친구는 제가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슬쩍 피하거나, 부담스럽다는 듯이 말을 해요.

일단 피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해서 더는 말을 안 하긴 했어요. 남자는 도대체 언제 결혼을 하고 싶어지나요? 그리고 연애코치님은 만났던 분도 많았을 텐데, 왜 지금의 아내분과 결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셨나요?



그거 알아? 여자들은 연말이 되면 이성을 보는 눈이 관대해 진다는 거?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6월에 만났을 때는 '오징어'로 보이던 남자가 12월에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해.


고작 한 살 더 먹을 때도 이러니,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는 '스물 아홉' 때는 오죽할까? 어떤 여자는 공포감을 호소하기도 하더라고.

사랑하니까 결혼을 생각하겠지만, 여자들이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결혼에 대한 조바심을 내는 건 사실이야.

그러면 남자들은 언제 결혼하고 싶어질까?

우리도 '외롭다'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 누군가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그런데 그렇다고 '우리 그냥 결혼하자'고 하지 않아.

아니 못 해. 남자에게 결혼은 '로맨스'가 아닌 '다큐멘터리'거든. 그래서 다른 것들을 다 포기하더라도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다' 또는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때야 비로소 결혼해 대해 진지해지지.

참고로 결혼하자고 더 이상 말하지 않은 건 잘 한 거라고 생각해.

만약 좀 더 졸랐으면 남자친구는 결혼을 '다큐멘터리'가 아닌 '공포영화'로 생각하게 됐을 거야. 물론 당신이 그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거고. 이건 당신이 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구조가 평범한 남자가 나이 서른에 자력으로 결혼하기 불가능한 구조라 그러니 좀 이해해 주길 바라.

마지막으로 난 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을까? 마침 내일이 둘이 하나 되는 '부부의 날'인데, 좋은 질문이야.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난 신림동 쑥고개 근처에 살고 있었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원룸이었지.

서울 올라와서 그렇게 혼자 살고 있는 날, 아내는 한 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어. 항상 "난 널 믿어 넌 기대주야"라고 말해줬지. 지금 생각해보면 남자는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여자는 배신해도, 믿는다고 말하는 여자는 쉽게 배신하지 못하더라고.

막연한 미래가 불안했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내가 살다가 한 번쯤 넘어지더라도 용기 내어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어. 그래서 미안하지만 내 불안한 미래를 함께 해달라고 했어. 대신 내가 정말 최선을 다할 거라고 고백했지. 올해가 딱 결혼 10년 차 인데, 아내는 이렇게 말해.

"넌 10년 전에도 기대주였는데, 지금도 그냥 기대주야"

국내 1호 연애 크리에이터 이명길

'국내 1호' 연애 크리에이터 이명길씨의 ‘연애고민자랑’코너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알쏭달쏭 남녀심리, 애타는 사랑, 어려운 초기 육아 그리고 성(性)과 관련된 내용까지. 결혼 10년 차이자 '푸른 아우성 성교육강사' 과정까지 이수한 그가 여러분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cuttltfishoflove@gmail.com 로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익명 절대 보장! 누구도 내가 고민 글을 보냈는지 알 수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명길씨는 자신을 갑오징어라 부릅니다. 오징어 중의 甲(갑)이기 때문이지요!

아래는 유튜브 '갑오징어 연애TV' 채널에 올라온 금주 영상입니다. 구독하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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