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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걸린 친구 위해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엠마 와치'

입력 : 2017-05-20 10:52:48 수정 : 2017-05-20 10: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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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에 걸린 친구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던 마이크소프트의 연구원이 파킨슨병 환자를 돕는 의료 장치를 개발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시애틀 워싱턴 컨밴션 센터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17’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 엠마’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의료 보조 장치 엠마.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프로젝트 엠마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손 떨림을 줄여주는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보조 장치다.

파킨슨병에 걸리게 되면 손이나 팔, 다리 등에서 떨림 증세가 발생한다. 관절 움직임도 어색해진다. 심한 경우 몸이 퇴화되거나 경직되기도 한다. 현재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1000만명이 넘고, 미국에서는 매년 6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 2014년 기준 8만5888명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적지 않은 이들이 고통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은 난치병인 탓에 파킨슨병 환자들은 완치는커녕 마땅한 치료방법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약물치료에 의존하며 떨림 증상에 따르는 불편을 줄이는 수밖에 없는 것.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엠마는 환자들이 약물을 투여하지 않고도 떨림 증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엠마 와치를 착용하게 되면 근육의 신호가 뇌에 전달되는데 이때 근육에서 떨림 증세가 발견되면 엠마 와치는 반대 방향으로 진동을 일으켜 떨림을 상쇄시킨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엠마 와치에서 발생하는 진동은 휴대폰의 진동과 비슷한 정도다.  


로우턴이 엠마를 착용하지 않고 쓴 글씨(좌), 엠마를 착용하고 쓴 글씨.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무엇보다 엠마 와치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주목 받았던 것은 개발하게 된 계기에 있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혁신팀 책임자 헤이얀 장(39)이 자신의 친구를 위해 만든 것이 엠마 와치이기 때문.

장의 친구 엠마 로우턴(33)은 30대에 들어서며 갑작스럽게 파킨슨병을 앓게 됐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로우턴에게 떨림 증상은 큰 타격이었다. 병세가 악화된 뒤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쓸 수 없게 된 로우턴은 디자이너의 꿈도 접어야만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장은 친구를 위해 의료 장치를 개발하기로 결심했고, 엠마 와치가 탄생한 것이다. 기기 이름 역시 장의 친구인 엠마 로우턴을 위해 만들어졌음에 기반해 엠마 와치로 지었다.

로우턴은 “매일 내 두뇌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한쪽에서는 손을 움직이려 하고 한쪽에서는 그것을 막으려고 해 내 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이 개발한 엠마 와치는 나에게 디자이너로써의 꿈을 다시 시작하게 해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우턴이 손목 시계형 웨어러블 기기인 엠마 와치를 착용하고 이름을 쓰는 모습.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영상 속에서 로우턴이 엠마 와치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와 착용했을 때의 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착용하지 않았을 때 로우턴이 쓴 글씨는 지진이 난 것처럼 불안정하지만 착용한 뒤에 글씨를 썼을 때는 훨씬 깔끔하고 떨림 현상도 덜했다.  


엠마 와치를 개발한 헤이얀 장.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엠마 와치를 통해 친구가 다시 그래픽 디자이너로써 활동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세계의 파킨슨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날 때까지 그들의 고통을 덜 수 있는 기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은 인간의 삶을 돕는 데에 있다”며 “기술을 통해 사람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becreative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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