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인 조철훈(19)군은 지난해 8월 고향인 중국 헤이룽장성을 떠나 한국에 정착했다. 현재 중도입국 청소년 지원센터인 서울온드림교육센터의 도움을 받아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조군은 학교를 다니지 않다 보니 한국의 또래 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쉬웠다. 다음달부터 조군에게도 친구들이 생긴다. 서울시의 ‘중도입국 청소년 또래 친구 사귀기’ 프로그램에 지원해 또래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조군은 “친구를 사귀면 같이 한복을 입고 경복궁과 박물관 나들이를 가보고 싶다”며 웃었다.
서울시가 한국인 친구를 만날 기회가 없는 학교 밖 중도입국 청소년들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는 사업을 펼친다. 또래 친구들과의 유대관계를 맺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시는 다음달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는 중도입국 청소년 50명을 대상으로 또래 친구 사귀기 사업을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중도입국 청소년은 외국에서 태어나 취업과 진학 등의 이유로 뒤늦게 국내로 입국한 청소년이다. 최근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 이주 가정이 늘면서 중도입국 청소년도 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2년 4201명이던 중도입국 청소년은 2015년 6077명으로 3년 만에 51.1%나 늘었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학교생활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서울연구원이 2015년 9∼10월 서울 46개 중·고등학교의 다문화 청소년 688명을 조사한 결과 중도입국 청소년의 17%가 ‘학업중단을 고려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서울 소재 중·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3일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구로구와 금천구, 관악구의 구청에 신청하면 된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또래 친구 만들기 사업을 통해 중도입국 청소년이 건강한 친구 관계를 맺고 향후 공교육 제도권으로도 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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