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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文 정부, 문제는 일자리…근로시간 줄여 일자리 늘려야"

입력 : 2017-05-13 05:00:00 수정 : 2017-05-12 08: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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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실업자 2명 중 1명은 대학을 졸업한 대졸자입니다. 이처럼 대졸 실업자가 급증한 것은 고학력자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인데요. 일부 대기업·공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기업들이 대졸 구직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임금과 복지혜택을 제공하지 못하는 있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간이 걸려도 질 좋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이 늘어나고, 7·9급 등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전히 주요 대기업들은 경기 불황 탓을 하며 신규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각종 지표를 봐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사내에 상당한 현금만 쌓아놓은 채 청년 실업난에 대해선 '나몰라라'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청년 실업난은 곪을대로 곪아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특단의 처방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입니다.
'장미대선'은 막을 내렸고, 제19대 대통령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으며, 새 정부가 한창 꾸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각이 마무리 되면 하루 속히 국회에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합의해 처리해야 합니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이라 더는 미룰 수 없으며, 미뤄서도 안 됩니다.

지난해 전체 실업자 가운데 대졸 실업자 비중 절반에 육박하자, 대학 재학생들이 졸업을 두려워하고 있다.

졸업 후 오랜 기간 이른바 '백수' 생활을 하다보면 취업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학력을 지닌 실업자는 4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1000명 증가했다.

대졸 실업자 규모로는 2000년 관련 통계가 개편된 이래 가장 많았다.

전체 실업자 중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45.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즉, 실업자 2명 중 1명은 대졸자라는 의미다.

대졸 실업자 비중은 2000년 23.5%에서 21.6%포인트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초졸 이하 실업자 비중은 10.0%에서 4.9%로, 중졸은 14.9%에서 6.3%로, 고졸은 51.6%에서 43.8%로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학생들 "백수될까봐 졸업하는 게 두렵다"

대졸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고 대학 진학률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 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2213만4000명에서 지난해 2724만7000명으로 23.1% 늘었고, 그중 실업자도 97만9000명에서 3.4% 증가한 101만2000명이 됐다. 대학 진학률은 2000년 68.0%에서 2015년 70.8%로 2.8%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실업자나 대학 진학률 증가 속도 대비 대졸 실업자가 불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고학력 구직자들이 노동시장에 나와도 이들을 받아줄 괜찮은 일자리가 그만큼 생겨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졸 이상 고학력 백수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원하는 일자리와 갈 수 있는 일자리의 불균형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여기에는 경기적 요인도 있다. 불경기가 지속하면서 기존 인력도 줄이는 마당에 기업들이 신입을 뽑을 여력 자체가 없는 것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대졸 실업자의 절반 이상인 51.8%는 20대였다. 대졸 실업자 증가가 최근 청년 고용 시장 한파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대학진학률 높아졌는데 일자리의 질은 되레 낮아져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직활동을 미루고 어학을 공부하거나 스펙을 쌓는 활동에 매진하는 취업준비생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준생은 62만8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비경제활동인구 대비 비중도 3.9%로 2010년(3.9%) 이후 최고였다.

고용정보원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08∼2015년 20대 취준생은 39만∼44만명대였다.

청년 고용사정이 좋지 않은 시기에 청년층 취준생이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악인 지난해에도 20대 취준생은 40만명대로, 전체 취준생 중 3분의 2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동 개혁 등 국가경제 체질 자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전문가들은 최근 일자리 문제가 경기·구조적 요인이 모두 얽혀 있는 사안이라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올해에도 고용 상황은 더욱 어두울 것이란 게 대다수의 관측이다. 지난해 실업자 100만명을 처음으로 돌파한 데 이어 올해에는 실업자가 120만~130만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론 경기 불씨를 꺼뜨리지 않게 관리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도록 고용 지원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노동개혁, 신산업 발굴 등으로 경제 체질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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