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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듯 같은 매력 ‘시밀러룩’

입력 : 2017-05-10 14:00:00 수정 : 2017-05-09 22: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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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맞춘 ‘트윈룩’ 지고… 소재·패턴·포인트만 공유… 각자 개성 살려 외국인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한국의 패션 코드가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년 여성의 ‘파마 머리’와 연인·가족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이 맞춰 입는 ‘커플룩’, 그리고 형형색색의 등산복으로 무장한 ‘아웃도어룩’이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왜 중년 여성들이 모두 브로콜리 같은 머리를 하는지, 쌍둥이 어린이도 아니고 다 큰 어른들이 똑같은 옷을 맞춰 입는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형광색 등산복을 입고 나타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고개를 젓기도 한다.

아웃도어룩은 해외 주요 관광지에서 질타를 받으면서 사그라졌고, 예전처럼 미용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머리를 뽀글뽀글 볶는 여성들이 줄어들면서 브로콜리 머리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커플룩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진화할 뿐이다.

커플룩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쌍둥이처럼 입는다고 해서 ‘트윈룩’으로도 불렸다. 동질감과 소속감을 주는 소규모 단체복인 셈이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짝 나아가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시밀러룩(Similar-Look)’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일한 옷을 세트로 맞춰 사이즈·성별만 바꿔 입는 게 아니라 소재와 패턴, 포인트 아이템만 통일해 패션 코드는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스타일링이다.

마침 5월 가정의 달, 6월 다양한 지역 축제, 7∼8월 휴가철, 9월 단풍놀이 등 5월부터는 야외에서 놀 핑계가 많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애정도 과시하고 싶다면 다양한 방법의 시밀러룩을 시도해보자. 

 
애니메이션 캐릭터, 패턴 등 하나의 포인트로 동질감을 주거나 소재나 디자인의 유사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삼성물산 구호 제공
◆플로럴 패턴 등 유행을 활용

시밀러룩을 연출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주요 패턴은 동일하지만 디자인이 다른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었다면 다른 사람은 스트라이프 스커트나 팬츠를 입는 식이다. 간격과 굵기가 다른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변주를 주는 것도 좋다. 이외에도 도트무늬, 체크무늬 등 선택할 수 있는 패턴은 많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패턴을 시도하면 좀 더 세련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올봄 패션업계 트렌드는 플로럴(꽃무늬) 패턴. 딸이 화사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엄마는 꽃무늬 셔츠를 입고 공원에 나서면 화목한 가족 느낌을 물씬 낼 수 있다. 꽃무늬 패턴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요즘은 남성 패션에서도 핑크가 대세일 만큼 성의 경계가 무너졌다. 아빠 혹은 남자친구도 화려한 꽃무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가 꽃무늬 원피스로 화사함을 뽐내고 부모는 셔츠나 카디건 등 하나만 포인트를 준 뒤, 심플한 베이지 면바지 등으로 매치하면 부담스럽지 않게 맞춰 입을 수 있다.

스누피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유니클로 제공
◆캐릭터 하나만으로 ‘우리는 한 가족’


셔츠와 바지, 원피스 등 전체를 감싸는 패턴 자체가 부담된다면 포인트가 되는 캐릭터 하나만으로 시밀러룩을 완성할 수 있다. 캐릭터가 모두 똑같을 필요도 없다.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 등 하나의 영화·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취향 따라 골라 입는 것만으로도 한 가족이라는 통일감이 형성된다.

유니클로가 최근 내놓은 스누피, 찰리 브라운, 우드 스톡 등 인기 만화 ‘피너츠(PEANUTS)’ 캐릭터를 담은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카우스(KAWS)가 재해석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남성, 여성, 아동용 아이템에 담겨 있어 온 가족 시밀러룩 아이템으로 적당하다. 아빠가 찰리브라운, 엄마가 스누피, 아이는 우드 스톡 캐릭터가 새겨진 셔츠를 입거나, 같은 캐릭터를 입으면서 색상으로 변화를 주면 촌스럽지 않으면서도 “아, 단란한 가족 모임이구나”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트윈룩보다 시밀러룩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패션이 곧 개개인의 개성을 가장 직접적이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특히 패밀리룩의 경우, 부모와 아이의 라이프스타일에는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아이들의 활동성과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성인들 또한 세련된 감각으로 연출할 수 있는 패션 코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리뽀 백팩.
◆트렌드 컬러, 나만의 상품으로 완성하는 통일감


소재나 색상, 전체적인 디자인의 유사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올봄 트렌드 컬러로 떠오른 소프트한 색상의 ‘페일 컬러’는 이지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며 여성스러움을 강조해 엄마와 딸이 즐기는 시밀러 코드로 적합하다. 전체 의상을 비슷한 느낌의 파스텔톤으로 매치하면 심심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가방이나 머플러 등 강렬한 붉은색 계열 색상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쌤소나이트 그룹의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백 브랜드 ‘리뽀’는 프렌치 감성이 담긴 심플한 디자인의 백팩 등 다양한 상품을 소재 및 사이즈를 달리해 선보여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다.

가볍게는 선글라스와 스니커즈 등 소품부터 도전해보자.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슈콤마보니는 이런 시밀러룩을 추구하는 가족들을 위해 블로썸 슬립온, 플라워밤 슬립온, 헤븐 스니커즈, 밀리언 스니커즈 등 베스트 셀러 제품을 선별해 동일한 디자인의 키즈라인을 출시했다. 슈콤마보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보현 이사는 “자녀와 함께 커플로 스니커즈를 신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가족이 모두 시밀러 룩을 즐기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 또한 영향을 받아 키즈 라인을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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