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은 이미 해탈했는데 어째서 염주가 필요한가요? 누구에게 비는 것입니까?"
불인선사가 대답했어요.
"관세음보살에게 비는 것이지요."
소동파가 다시 물었습니다.
"자신이 바로 관세음보살이 아닙니까?"
불인선사가 말을 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구하는 것보다 스스로에게 구하는 게 낫지요."
유명 사찰에 가보면 돌부처에게 소원을 비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어요. 자식의 대학 합격이나 건강 등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사찰이든 성당이든 부처나 성자가 대신 이루어줄 수 있는 소원이란 원래 없습니다. 돌로 깎은 부처가 무슨 수로 인간의 축원을 성취해줄 수 있나요?
기도는 자기 자신쪽으로 향해야 합니다. 바깥의 돌부처가 아니라 내 안에 부처를 들여놓고 면벽하는 것입니다. 눈앞에 3천개의 불상을 보고도 마음안에 부처 하나 들여놓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배연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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