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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삼성고시’… 응시생들 “막차 타는 심정”

입력 : 2017-04-16 20:40:46 수정 : 2017-04-16 20: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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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공채 직무적성검사장 가보니 / 서울·부산 등 국내 5곳·美 2곳서 진행 / 응시생 ‘시험 대체로 쉬웠다’ 입 모아 / 미전실 해체로 앞으로 계열사별 선발 / 채용 감소·취준생 혼란 등 우려 높아 “정확히 8시40분이었어요. 이번이 마지막인데 제발 들어가게 해 주세요.”

삼성의 마지막 그룹차원 대졸(3급) 공채가 치러진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 정문. 학교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힌 뒤 헐레벌떡 뛰어온 두 명의 응시생들이 철문을 사이에 두고 안내요원과 대치했다. 이들은 “정확히 40분에 시험장에 도착했다”면서 사정하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항의하기도 했지만 굳은 표정의 안내요원은 형평성을 이유로 입장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쉬운 듯 한참 주변을 서성이던 이들은 결국 허탈하게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전 9시20분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2개 지역에서 일제히 ‘삼성고시’라고 불리는 직무적성검사(GSAT)가 진행됐다. 직무 적합성 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언어논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사고·직무상식 등 5개 영역에서 총 160문항을 140분간 풀었다. 상식 영역에서는 낸드플래시, 증강현실(AR), 블록체인, 하이브리드카 등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관련 내용이 출제됐다.

응시생들은 ‘시험이 대체로 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민(25·여)씨는 “모의고사보다 난이도가 대체로 평이했다”며 “한두 문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응시생 A(30)씨는 “다른 회사에 재직 중이지만 몰래 시험을 보러 왔다”며 “막차를 타는 심정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친 응시자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이번 시험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마지막 신입공채다.
연합뉴스
이번 GSAT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마지막 시험이다. 삼성은 그동안 미래전략실 주도로 전체 계열사의 공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청년 취업난 해소 및 일자리 창출 정책에 협조하기 위해 필요인력보다 많은 수를 뽑았다. 하지만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력을 각각 선발할 예정이다.

취업준비생들은 가뜩이나 취업하기 힘든 상황에서 선호도 높은 삼성에 입사할 기회가 줄거나, 계열사별 시험 준비로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유경(25·여)씨는 “각 계열사별로 채용을 하면 아무래도 신입 채용 규모가 들어줄 게 될 것”이라며 “처음 치른 GSAT지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기동(28)씨는 “회사별 전형으로 진행될 경우 회사에 따라 맞춰 준비해야 한다”며 “통일된 채용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취업준비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삼성의 채용규모는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전년대비 더 많이 뽑을 것으로 알려진 반면 나머지 계열사들은 실적부진 등으로 예년에 비해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4월부터 1, 2차 면접전형을 진행한다. 최종합격자는 5월 중 발표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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