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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외국인노동자=저임금' 이젠 옛말

입력 : 2017-04-17 13:00:00 수정 : 2017-04-17 0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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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보면 한국인과 별반 차이가 없다. 불법 체류자가 아닌 이상 어차피 똑같이 줘야 하고, 각종 보험에 기숙사 등 복지혜택도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은 월급을 받으면 대부분 자국으로 송금하기 때문에 내수 경기 활성화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러느니 차라리 한국인에게 임금을 더 주고 일을 시키는 게 국가경제적으론 더 이득이다."(30대 직장인 A씨)

"최근 가계 빚 때문에 가정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자국민 보호대책부터 세워야 한다. 아무리 다문화 사회를 존중하는 추세라고 해도 자국민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다문화 수용도 도가 지나치면 되레 독이 될 수 있다."(40대 주부 B씨)

"최근 지방대학을 보니 한국인 신입생 제대로 유치하지 못해 외국인 학생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 외국인들은 학비를 면제받고, 장학금 형태로 생활비도 지원받는다. 이 사람들이 국내에 취업해 뿌리내리면, 당연 한국인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40대 자영업자 C씨)

경남 통영 앞바다의 양식장 숙소에서 한 외국인 인부가 스리랑카에 두고 온 아들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값싼 외국인 노동자'는 이제 옛말이다. 최근 들어 고학력과 사무직의 비중이 높아져 외국인의 국내 노동 행태도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외국인 노동자가 1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취업 비자가 없는 상태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의 취업활동이 갈수록 왕성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최근 외국인 취업자 구성 변화와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2013년 76만명에서 2014년 85만2000명, 2015년 93만8000명, 지난해 96만2000명으로, 최근 증가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올해는 연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외국인 취업자의 절반(50.1%)가량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노동시장에 유입된 단순 기능인력(비전문 취업+방문 취업)이지만, 외국인 취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비전문 취업과 방문 취업 등과 같은 취업전용 자격 중심에서 재외동포와 영주자 등의 자격 체류 외국인으로 그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값싼 외국인 노동자? '글쎄'

전체 외국인 취업자의 증가폭은 둔화됐는데도 비취업 비자로 보면 4만명대 수준을 유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비취업 비자 외국인 취업자의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외국인 취업자중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39.6%에서 지난해 45.1%로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비취업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2명 중 1명은 취업 상태다. 영주자, 재외동포 등 비취업비자로 체류하는 외국인의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 2015년 50%를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에는 51.2%를 기록했다.

외국인 취업자의 연령대와 학력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전문취업'과 '재외동포'의 경우 대졸 이상자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에는 '비전문취업' 자격 외국인 취업자의 경우 중졸이하 저학력자가 대다수였지만, 최근 들어 학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난해에는 20% 이상이 대졸이상 고학력자였다.

◆외국인 노동자, 제조업 대신 사무식 등으로 취업하는 사례 증가

이같은 트렌드와 맞물려 단순 노무직의 저임금 근로자가 대다수였던 외국인 노동자는 제조업 대신 서비스업, 사무직 등으로 취업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외국인 취업자의 산업 분포를 보면 제조업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도소매·음식·숙박업과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종의 취업 비중은 늘고 있다.

국내에 체류하며 경제활동을 하는 외국인 수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수출 부진 등으로 제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수는 주춤한 데 반해 농림어업 종사자 수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음식·숙박업종은 13만7000명(2013년)에서 19만명(지난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종은 13만8000명(2013년)에서 18만7000명(지난해)으로 각각 외국인노동자수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농림어업(3만2000명→4만9000명)이나 건설업(6만4000명→8만5000명) 등의 외국인 노동자 증가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농어업 종사하는 외국인 비중 3년새 두 배 ↑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노동자는 연령별로 취업직종의 차이가 비교적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비중은 3년새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직종별 외국인 취업자 현황'을 보면 외국인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의 경우 2013년 9만3000명, 2014년 9만7000명, 2015년 10만3000명, 지난해 10만40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사무종사자 역시 2013년 2만4000명에서 지난해 3만1000명으로 늘었고, 서비스·판매직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같은 기간 8만7000명에서 12만1000명으로 급증했다.

비취업비자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연령대별로 취업한 직종 분포에도 차이를 보였다. 학력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20~30대는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 사무종사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반면 40대는 기능, 기계조작, 조립종사자, 50대 이상은 단순노무종사자로 취업한 비중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韓 노동시장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입지 다각화

외국인 근로자들의 취업이 서비스업으로 몰리면서, 해당 업종의 비중이 높은 수도권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집중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농림어업은 비수도권, 제조업은 경기·인천, 건설업과 도소매·음식·숙박 등 서비스업은 서울지역으로 중심으로 외국인 취업자가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외국인 취업자 가운데 농림어업의 비중은 높지 않지만, 해당 산업 내에서 외국인 취업자 규모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농가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농림어업의 경우 외국인 고용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담스크 마루상그씨가 가리비를 운반하며 양식장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농림어업의 전체 취업자는 감소했지만 외국인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농림어업에서 외국인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2.9%를 기록했다. 15%를 약간 웃돌았던 2013년과 비교하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갈수록 비취업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노동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입지나 위치는 다각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취업자의 고학력화 및 고숙련화, 영세규모 서비스업, 수도권 일자리 집중은 내국인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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