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아빠 냄새가 기분 나빠요” 정말? 아이 깊은 속마음도 그럴까요…

입력 : 2017-04-07 21:19:11 수정 : 2017-04-07 21:19:1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아빠한테 나는 냄새가 기분 나빠요!”

너른초등학교의 도담이와 태영이, 상민이는 모두 아빠가 못마땅하다. 아빠가 바쁘다는 이유로 함께 놀아주는 것은 둘째 치고, 아빠에게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싫어서다.

생선가게를 하는 도담이의 아빠에게는 늘 생선 비린내가 난다. 목욕탕을 운영하는 태영이 아빠에게는 때비누 냄새가 난다. 소아과 의사인 상민이 아빠는 소독약 냄새를 달고 산다.

세 친구가 축구대회에 나간 어느 날, 선수가 부족해 아빠들이 선수로 뛰게 된다. 얼떨결에 아빠들과 축구를 하게 된 아이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모습에 흥겨워한다. 그러면서 평소 심통을 부리던 아이들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오, 담! 너희 아빠 대박! 너처럼 초번개 스피드맨인데!” 비린내와 때비누 냄새, 병원 소독 냄새가 뒤섞였지만 아이들은 아무도 코를 막지 않고 오히려 ‘아빠 냄새’를 찾느라 코를 킁킁거린다.

동화 ‘아빠 냄새’에서 아이들은 단 하루 함께 땀 흘렸을 뿐이지만 아빠를 향한 마음의 빗장을 푼다. 아이들이 아빠의 직업이나 일터에서 나는 냄새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이들의 깊은 속마음이 느껴진다.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하는 문제에 마음이 쓰인다. 자신의 직업 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입지는 않을지 걱정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동화가 일깨워준다. 아이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아빠 냄새를 싫어하고 부끄러워한 게 아니라 그리워했던 게 아닐까.

권구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