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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중거리탄도미사일 개량형인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인가

입력 : 2017-04-05 18:46:16 수정 : 2017-04-05 22: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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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발사…ICBM 초기 시험단계 가능성 / KN- 15계열 발사거리 턱없이 짧아/“고체엔진 통제 복잡… 실패 가능성”/ 일부러 사거리 수위 조절했을 수도/ 미사일 개발 초기 비행시험과 유사/“KN-15 활용한 신형 미사일 시험/ ICBM 1단추진체 개발 시도”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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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거리탄도미사일 개량형인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가.”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고작 60㎞ 정도만 비행한 것을 두고 군당국이 분석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KN-15(북극성-2) 계열로 판단했다. 한·미 군당국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또는 준(準)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규정한 KN-15가 60㎞ 비행한 것에 대해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거나 양국 군의 발표와는 달리 KN-15 계열이 아닌 ICBM 초기 비행시험이나 신형 미사일의 시험발사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5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해상으로 KN-15(북극성-2)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2월 12일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북극성- 2가 발사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발사 실패 또는 사거리 조정 가능성

국군은 북극성-2를 IRBM(사거리 3000∼5500㎞)으로 분류해온 것에 비해 미군은 이보다 사거리가 짧은 MRBM(사거리 1000∼3000㎞)으로 규정했다. 어느 경우라도 지난 2월 12일 발사에 이미 성공한 이 미사일이 60㎞를 비행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은 KN-15를 발사했으나 실패했을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0㎞를 날아갔다면 발사가 실패했거나 추진제를 적게 넣은 시험용일 수 있다”면서도 “고체 로켓엔진에 연료를 적게 넣으려면 액체 로켓엔진보다 더 복잡한 작업을 해야 하고 통제도 쉽지 않다”고 발사 실패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이 6일 이후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이번 발사와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당초 북한이 의도했던 미사일 발사 계획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사거리 조정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일부러 KN-15를 짧게 쐈을 수도 있다. KN-15를 IRBM이라고 하면 주일 미군기지는 물론 괌의 미군기지까지 날아간다. 고각발사 방식으로 쏘면 이보다 거리가 가까운 한반도 남측도 사정권에 들어가게 할 수 있다. 북한은 노동과 무수단 등 다양한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조정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미사일방어망을 무력화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또 미·중 정상회담에 견제구를 날리되 사거리를 짧게 해 수위를 조절했을 수도 있다.


◆ICBM 초기 비행시험일 수도

한·미 군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KN-15가 아닐 수도 있다. 이 경우 군의 북한 미사일 정보 파악 능력이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군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60㎞, 최대고도는 189㎞라고 밝혔다. 미사일 개발 초기 데이터 수집과 기술 점검 등을 위한 비행시험과 유사한 패턴이다. 북한이 IRBM이나 ICBM 1단 추진체 개발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더구나 KN-08이나 KN-14와 같은 북한의 ICBM급 탄도미사일은 아직 한 차례도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KN-14 1단 추진체와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는 IRBM 무수단은 그동안 9차례에 걸친 시험발사 중 지난해 6월 한 차례만 성공해 기술적 신뢰성이 무너진 상태다. 물론 무수단의 잇단 발사 실패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이뤄진 북한 미사일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발사 교란 작전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은 이미 지난 2월 북극성-2를 평안북도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발사해 500㎞를 날렸다”며 “최초 시험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는 북극성-2를 개량했거나 ICBM 개발을 위한 초기 비행시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ICBM이라고 할 수 있는 KN-08이나 KN-14를 실제로 공중에 올려본 적이 없어 첫 시험발사는 아주 짧은 거리만 비행하도록 한 뒤 나중에 ICBM이 실제로 공중에 뜨는 모습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태평양사령부(USPACOM)가 이번에 해안 부근인 함경남도 신포의 지상시설에서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점도 주목된다. 지난 2월 북극성-2의 경우처럼 내륙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에는 미사일 성능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이미 발사에 성공한 KN-15 계열을 굳이 해안에서 쐈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상적으로 신형 미사일을 개발할 때는 주민의 안전을 고려해 해안가에서 발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것도 ICBM 개발 초기 비행시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합참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이 짧은 거리를 비행해) 정상비행 또는 성공과 실패 여부 등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ICBM 초기 비행시험에 성공했을 경우 6일 대대적으로 보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평양사령부가 이날 홈페이지에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내용을 발표하면서 미사일 낙하 지점을 동해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라고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김민서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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