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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라인] 최고·최적의 기상 조건…하늘도 도운 세월호 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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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6 16:00:29 수정 : 2017-03-26 16: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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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 인양의 일등공신은 날씨다.

선체 인양이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는 지난 25일까지 나흘간 바다 날씨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다.
26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약 3Km 떨어진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 된 후 완전한 모습을 보인 세월호가 목포항으로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진도=하상윤 기자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 시기는 조수 간만의 차이가 최소화되는 소조기(22∼24일)로 결정했다.

소조기에 세월호를 수면으로 끌어올리고 반잠수식 선박으로 안전하게 옮길 때까지 '파고 1m·풍속 10㎧ 이내'의 기상 조건을 지속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바다의 날씨는 워낙 변화 무쌍해 세월호 인양 시기에 이같은 최적의 기상 조건을 보일지 내심 가슴을 졸였다.

더욱이 세월호를 인양하는 작업해역은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孟骨水道)다. 이 해역은 ‘맹수처럼 거칠고 빠른 물살’이라는 이름처럼 조류가 변화무쌍한 곳으로 유명하다. 맹골수도는 조도면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에 있는 바닷길로 본래 물살이 빠른 암반지대다. 길이 6㎞에 폭은 4.5㎞에 달한다. 과거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던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세다.

안개도 자주 끼며 물살은 최대 6노트(약 11㎞/h)에 달한다. 밀물과 썰물이 6시간 주기로 바뀐다. 인근 섬 주변에는 암초가 많다. 항로로 이용되는 수로는 수심 30m 이상이다. 해운업계의 안전 운항 규정에 맹골수도 내 항로는 위험항로로 지정돼 있다.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잭킹바지선이 인양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인양이 시작한 지난 22일 인양 현장인 서해남부먼바다는 구름 많은 날씨에 파고는 0.5∼1m, 풍속은 6∼9㎧를 보였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부상한 23일 오전에 비가 조금 내렸지만, 파고는 0.5∼1.5m, 풍속은 6∼11㎧로 양호했다.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孟骨水道)에서 세월호 인양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는 이날 침몰 1천73일 만에 선체 일부가 수면 위로 처음 떠올랐다.

수면 위로 부상한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긴 24일 파고는 0.5∼1.5m, 풍속은 6∼11m/s로 여전히 안정적인 기상 조건을 보였다.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 수면위 13m 부상됨에 따라 이동을 위해 세월호가 바지선에 묶여 있다.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한 25일 중조기가 시작되고 5㎜ 내외의 비와 파고는 0.5∼1.5m, 풍속 7∼11㎧를 기록했다.

기상청의 자료를 보면 맹골수도 지난해 3월 22∼24일 파고는 2m가 넘었다. 바람도 거세게 일었다.

만약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세월호 인양은 돌이킬 수 없는 고비를 맞았을 수도 있었다. 66개의 와이어로 들어올려진 세월호는 선미의 램프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 때 예기치 않은 강풍과 파도가 일었다면 절단 작업은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이미 들어올려진 세월호가 흔들리면서 다시 바다에 가라앉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날씨가 도와줘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목포 신항으로 옮겨지기까지 사전 작업이 이뤄지는 26일에도 날씨는 흐렸지만 파고 0.5∼1.5m, 풍속 7∼11㎧로 인양 작업에 방해를 주지는 않았다.
세월호가 26일 오전 반잠수선 갑판에 수평을 맞춰 안정적인 모습으로 얹혀 있다. 세월호는 2∼4일 정도 배수를 한 후 목포 신항을 향해 `마지막 항해`에 나선다.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된 세월호의 인양작업은 이전보다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다. 또 조류가 약한 곳이어서 유속이 빨라지는 중·대조기에도 작업이 가능하다.

소명영(55)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어촌계장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번처럼 바다가 잔잔한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소 계장은 “바다의 날씨는 아무리 소조기라도 이틀이 지나면 파고가 높고 강한 바람이 또 하루 이틀간 분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인양 기간에는 나흘간 연속해 파도와 바람이 잔잔했다고 했다.

날씨 변덕이 심한 봄철인데도 물살이 약한 소조기에 맞춰서 며칠씩이나 바다가 잔잔했던 것은 상당히 드문 경우라는 것이다.

한상은 기상청 사무관은 “일반적으로 봄철에는 잦은 날씨 변화를 보이지만 최근에 천문조에 의한 조석간만의 차가 적은 기간과 바람이 약하게 부는 기간이 겹쳐지면서 파고가 비교적 낮게 일었다”고 했다.

진도=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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