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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대우조선 살리기' 칼자루 쥔 국민연금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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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6 11:48:11 수정 : 2017-03-27 1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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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으로나 실리로나 결국 채무조정 찬성할 것" 대우조선해양에게 다음달 17∼18일은 ‘운명의 날’이다. 채무조정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틀간 만기가 각각 다른 회사채 다섯 종류에 대한 채무재조정이 시도된다. 하나라도 어그러지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기존 법정관리와 달리 신규자금도 투입되는 프리패키지드플랜(Pre-packaged Plan·P플랜)이라고는 하지만 신규수주가 어려워지는 등 위험이 따른다.

조정대상 회사채 총액은 1조3500억원. 대우조선은 이중 절반은 출자전환(주식으로 교환)하고 나머지 절반은 만기를 3년 연장하는 안을 올린다. 금액기준으로 3분의1이상 출석해 3분의2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채권액 3분의1 이상 찬성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만약 3분의1이 출석해 전원 찬성한다면 가결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6일 “그리 어려운 기준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만만한 일은 아니다. 국민연금이 전체적으로 28% 가량(3800억원)을 들고 있는데 찬성할지 불투명하다. 국민연금이 불참하거나 반대한다면 채무재조정은 실패한다고 봐야 한다. 다음 달 21일 만기 회사채의 경우 국민연금 비중은 43%나 된다. 또 국민연금의 선택은 1800억원어치(13.3%)을 보유한 우정사업본부, 1000억원어치(7.4%)를 보유한 사학연금의 결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세 기관 지분은 48.7%로 절반에 육박한다.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직원들이 분주한 발걸음으로 출근하고 있다.
거제=연합뉴스
국민연금은 찬반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찬성하면 또 다시 특정 대기업 살리기에 국민 노후자금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찬성했다가 뒤늦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연결돼 곤욕을 치렀다. 반대도 쉽지는 않다. P플랜으로 가게 되면 강제 채무재조정이 실시돼 손실은 더 커지게 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관련 부서별로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 기권 등 각각의 경우를 두고 법률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영향을 줄지 검토를 진행했다”면서 “이번주 내부 회의를 열고 심의하겠지만 쉽게 결론 내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의 운명을 결정짓는 키를 쥐고 있는 셈인데, 금융권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결국 채무재조정을 수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전체 판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명분으로나 실리적으로나 수용할 가능성이 적잖다”고 말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대우조선은 사채권자 설득에 나섰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0% 출자전환이 되는데 회사 노력으로 주식가치를 올려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만기 연장되는 채권의 경우 3년 후 상환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갖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채의 30%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대우조선 직원들이 팀을 꾸려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2일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도 사채권자 집회 소집대상이 아니므로 일일이 개별 협상을 해야 한다. CP도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맨투맨으로 협상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다 금융기관들이 들고 있어 협조를 끌어내는데 별 문제 없다”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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