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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나온 한진선박… 조선업계 수주 타격

입력 : 2017-03-05 20:53:17 수정 : 2017-03-05 2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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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라인, 새 선박 인도 미루고/ 한진 컨테이너선 6척 용선 계약/‘자구노력’ 국내 조선사에 악영향
선박 공급과잉 상황에서 파산한 한진해운의 배까지 시장에 풀리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한진해운의 선박이 싼값에 시장에 나온 만큼 신조 발주가 감소하고, 다 만든 배를 나중에 받겠다는 선사까지 생기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이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1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 가운데 절반가량의 인도 시기를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머스크는 선박 대금을 치르고 바로 새 배를 받는 것보다 중고 컨테이너선을 용선(이용료를 내고 배를 빌려 쓰는 것)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한진해운이 운영했던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한진해운이 내던 용선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빌렸다.

공급과잉과 글로벌 불황 등 여파로 단시일 내 운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른 선사들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 중이다. 영국 해운전문 컨설팅업체 드루리 1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직전 운영하던 컨테이너선 98척 중 31척이 경쟁 선사로 넘어갔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국내 법원에서도 한진해운의 한진네덜란드호 등 대형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5척이 경매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결과적으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 등으로 경영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국내 조선사에 악영향을 미친다. 글로벌·국내 선사들이 새 배를 사는 대신 한진해운 선박을 싼값에 용선하거나 경매로 구입하면 조선사 수주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에 따르면 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지난해 7월 5억달러 규모로 발주된 이후 올해 1월까지 신규 발주가 전혀 없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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