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58점' 서기자의 살과의 전쟁] (2회) 매일 하는 운동, 그것은 '변명'과의 전쟁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3-04 16:00:00 수정 : 2017-07-31 13:55: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
날씬한 사람들이 뚱뚱한 사람들에게 하는 흔한 오해 하나. 뚱뚱한 사람들은 움직이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는 것.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야호! 운동은 너무 즐거워. 운동하러 오길 너무 잘했어.” 진짜로 운동을 할 때마다 이렇게 생각한다. 뚱뚱하다고 해서 움직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몸을 움직일 때의 쾌감과 운동 후 느껴지는 시원함, 이 모든 것을 뚱뚱한 사람들도 똑같이 경험한다. 나 역시 가끔 산책이나 자전거 라이딩, 등산을 갈 때 똑같은 생각을 하곤 했다. 운동이 너무 즐겁다고.

문제는 막상 운동을 하러 집을 나서려 할 때 수많은 변명들이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오늘은 운동을 해야지’라고 머릿속으로는 생각을 하지만 몸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밖이 너무 추우니 오늘은 쉬어야지’, ‘어제 과음했으니 오늘은 쉬어야지’, ‘어제 운동 많이 했으니 오늘은 쉬어야지’ 이런 생각들만 머릿속에 맴돈다. 결국, 이런 수많은 변명들을 남긴 채 ‘오늘은 쉰다.’ 그동안 수없이 실패한 다이어트의 적은 이 많고도 많은 변명들이었다.

2주째에 접어든 ‘살과의 전쟁’의 지상목표는 마음속에서 이 변명거리들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일단 일주일에 두 번,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개인트레이닝에서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트레이너가 대부분의 운동을 간단한 운동기구를 이용한 가벼운 운동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초창기에 운동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일 것이다. 일견 별거 아닌거처럼 보이는 운동들만 계속 하니 큰 부담없이 헬스클럽으로 향한다.

하지만, 막상 운동을 해보니 이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힘들었다. 우선 ‘스텝박스’를 이용한 운동 10회씩 총 5세트. 높은 계단을 오르듯 스텝박스를 오르락내리락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스텝박스를 오르기 위해서 하체에 힘을 줘야만 하니 단순히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만으로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보수’라는 독특한 운동기구를 이용한 훈련도 10회씩 총 5세트. 탄력있는 고무공을 반으로 잘라놓은 듯한 운동기구를 밟고 점프를 하는 운동이다. 점프 한 번 할 때마다 살덩이들이 방출하는 강렬한 중력의 힘이 느껴졌다. ‘아. 내가 이렇게 몸이 무겁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순간이다. 보수로는 이용한 팔굽혀펴기 운동도 할수 있다. 균형잡기가 쉽지 않아 맨땅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든다. 

마지막으로 가벼운 아령 한 쌍을 이용한 데드리프트 5세트를 하고 나니 한 시간이 훌쩍 갔다. ‘아 내가 오늘도 해냈구나’라는 성취감이 듬뿍 드는 순간이다.

그러나 본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개인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나머지 5일. 이 공백을 개인운동으로 채워넣어야 한다. 일단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마음을 굳게 먹긴 했는데 이불 속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유난히 힘들었다. ‘이불 속이 이렇게 포근했었나’라는 생각이 새삼 들기 시작한다. 이때가 위기다. 자칫하면 또다시 ‘변명의 늪’ 속에 빠져 결심이 무너질 수 있다. 으스스 떨리는 몸을 이끌고 이불 속을 빠져나와 찬 물을 한잔 마셨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한잔의 물은 신진대사를 빠르게 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나에겐 그런 의미보다 ‘오늘 하루도 게을리 보내지 말고 열심히 움직이자’는 선언같은 행동이다.

이후 집 뒷산으로 가벼운 등산을 했다. 워낙 낮은 산이라 쉬지 않고 뛰어오르면 3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렇게 쉽게 갈 수 있는 정상이건만 예전에는 차마 오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멀리서 바라보며 ‘너무 무리한 운동은 하지 말자’는 식으로 자기합리화만 했었다. 변명이 사라지니 힘들어보이던 뒷산도 별로 높아보이지 않는다.

산에서 내려오면 아파트 계단에서 가벼운 운동을 추가로 조금 더 했다. 트레이너에게 배웠던 바로 그 ‘스텝박스’ 운동이다. 아파트 어디에나 계단은 있다. 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가까운 곳 어디에서도 얼마든지 할 운동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바쁜 시간을 보내고나면 한 시간이 훌쩍 간다. ‘오늘도 하루치 목표를 채웠구나’라는 성취감이 따라왔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한 성취감은 바로 혼자서 운동을 했다는 것. 스스로에게 변명하지 않는 하루를 통해 삶 전체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 성취감을 바탕으로 또 한주일을 열심히 살아가길 다짐해본다.

그럼 조금 더 날씬해진 몸으로 다음주에 뵙기를 바라며.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윤현용 트레이너의 다이어트 이야기

간혹 운동보다는 식이요법만을 강조하는 다이어터들을 만나곤 합니다. 단순히 칼로리 측면에서만 생각하면 운동을 하면서 소비칼로리를 늘리는 것보다 식이조절을 하면서 섭취 칼로리를 조절하는 것이 더 쉽고 간단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음식 섭취량만 줄인다면 일시적인 체중감량을 기대해 볼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다이어트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는 ‘렙틴’이라 불리는 호르몬의 영향입니다. ‘다이어트 호르몬’이라고까지 불리는 호르몬으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식욕을 억제하며 지방 축적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호르몬이 부족할 경우 비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렙틴이 몸에 신호를 주는 신호체계가 무너졌을 경우 다이어트 실패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렙틴이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랩틴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식이 아니라 꾸준한 운동입니다.

특히, 한번 무너진 신호체계를 바로잡기 위해서 매일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단어를 암기해도 다음날이면 몇 단어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우리 몸 또한 한번 운동을 한다고 오랫동안 망가져버린 몸의 기능들이 단번에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벤트성 운동습관을 피하고 매일 신체를 움직여준다면 다이어트의 복리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녁 술약속으로 퇴근 후 여유가 없는 날에는 아침과 점심을 이용하여 계단오르기나 걷기운동등의 신체활동을 해준다면 바쁜 직장인들도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주는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윤현용(센터원 웰니스 휘트니스센터 트레이너)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최지우 '여신 미소'
  • 최지우 '여신 미소'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
  • 뉴진스 다니엘 '심쿵 볼하트'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