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고, 여자고 혼자 사는 게 최고인 세상이다. 각자 돈 벌어 자신을 위해 쓰면서 살아야 후회가 덜 하다. 행복한 사람은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행복하다. 반면 불행한 사람은 뭘 해도 불행하다. 행복도 결국엔 돈이 있어야 한다. 이게 없으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40대 직장인 B씨)
"평생 처자식 뒷바라지만 하다 늙고 병 들어 고생하다가 죽느니 혼자 즐기다 가는 게 이 나라 '헬조선'에서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결혼해봐야 행복해진다고? 길어야 2~3년이다. '이 사람이 아니면 정말 죽어도 안 되겠다' 싶을 때 심사숙고한 뒤 신중하게 결혼해라. 그냥 단순히 ‘나이 먹었으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질러버리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50대 자영업자 C씨)
성인남녀의 절반 가량은 결혼해도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결혼을 하는 게 결혼하지 않는 것보다 행복할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지난해 6~11월 전국의 18세 이상 1052명(남성 476명·여성 576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결혼한 남자가 결혼하지 않은 남자보다 더 행복하다'는 문항에 찬성한 응답은 51.1%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06년 조사 때는 동의한 비율이 63.4%였다. 10년새 12.3%포인트나 떨어진 셈이다.
◆결혼하면 행복? 男 49.8%, 女 52.4%만 동의
동일한 문항에 동의하지 않은 응답은 2006년 13.0%에서 작년 17.7%로, 보통이라는 응답도 23.6%에서 31.2%로 뛰었다.
같은 기간 이 문항에 동의한 남성의 비율은 64.6%에서 49.8%로, 여성도 62.3%에서 52.4%로 각각 낮아졌다.
같은 시기 연령별 찬성 응답 변화를 보면 20대(18~29세)는 51.2%에서 39.7%로, 30대(30~39세)는 56.2%에서 48.9%로, 40대(40~49세)는 64.6%에서 45.9%로, 50대(50~59세)는 74.0%에서 51.4%로, 60세 이상은 78.5%에서 61.6%로 각각 떨어졌다.
모든 연령대에서 '결혼이 남성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라는 인식이 약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40대 이후 세대의 하락 폭이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40대 이후 '결혼=행복' 반대 비중 ↑
뿐만 아니라 '결혼한 여자가 결혼하지 않은 여자보다 더 행복하다'라는 항목에도 동의한 비율은 전체 대상 46.4%에 그쳐 반절을 넘지 못했다.
2006년 같은 조사에서 동의한 비율이 57.3%로 과반이었다. 이 문항에 동의하지 않은 비율은 2006년 16.8%에서 지난해 20.5%로, 보통이라는 응답률은 25.9%에서 33.0%로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의 비율을 성별로 보면 남성은 59.4%에서 46.4%로, 여성도 55.2%에서 46.4%로 각각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20대(18~29세)는 46.6%에서 38.1%로, 30대(30~39세)는 49.1%에서 37.4%로, 40대(40~49세)는 57.1%에서 38.2%로, 50대(50~59세)는 67.2%에서 45.8%로, 60세 이상은 74.1%에서 60.4%로 각각 내리막을 탔다.
‘결혼한 여성은 행복하다’라는 인식이 옅어진 것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결혼한 남성, 여성 모두 행복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는 의식이 이처럼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결혼율 및 출산율의 저하는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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