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지 소식통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외교부 명의로 북한 대사관에 전달한 공문을 통해 공식 수사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공문에는 용의자로 지목된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이 조사에 응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현광성 등에 대해 직접 조사를 추진하는 건 이들이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 신경작용제 유입 경로, 북한 당국의 조직적 개입 등에 대해 진술할 수 있는 핵심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광성이 외교관 신분으로 면책특권을 가진 이상 북한 측이 말레이시아의 요청에 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욱일도 북한 대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北 대사관 앞에 몰려든 취재진 각국 기자들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북한 대사관에서 나온 차량을 둘러싸고 취재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연합뉴스 |
한편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에 정통한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용의자들이 ‘폐쇄회로(CC)TV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과감하게 범행을 시도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공항 직원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CCTV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더스타는 김정남 얼굴에 VX를 묻힌 인도네시아 여성 용의자 시티 아이샤(25)가 암살 전날인 12일 친구들과 함께 쿠알라룸푸르 한 나이트클럽에서 생일 파티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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