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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올려도 흡연 안 줄어…정부만 웃었다

입력 : 2017-02-26 20:23:47 수정 : 2017-02-26 22: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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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반출량 37억갑 넘어 / 값 인상된 2015년에만 ‘반짝 하락’ / 1년 만에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 / 담배세금은 12조4000억이나 걷혀 / “소비 감소할 것” 정부 예측 엉터리 / 정치권 “정부, 금연 위해 뭘 했나” 질타 / 정부 “일시적인 현상…효과 나타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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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담배 반출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담배 반출량은 37억갑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담뱃값 인상으로 ‘반짝 하락’한 담배 반출량이 1년 만에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밝혔지만, 금연 효과 대신 세수 증대 효과만 가져온 꼴이라는 지적이다. 

26일 통계청의 ‘2016년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반출량은 37억4000만갑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5억7000만갑(17.8%)나 늘어난 양이다.

담배 반출량은 2011년 43억7000만갑에서 2012년 44억6000만갑, 2013년 42억5000만갑, 2014년 45억갑 등 꾸준히 40억갑 이상을 기록해왔다. 특히 2014년에는 담뱃값 인상 소문이 퍼지며 전년에 비해 반출량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된 2015년 반출량은 31억7000만갑으로 급감했다. 전년에 비해 13억3000만갑(29.5%)이나 줄어든 양이다. 하지만 2016년 담배 반출량이 37억갑을 넘기며,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담뱃값이 오른 데다 담배 반출량까지 늘어나면서 징수되는 담배세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세는 12조4000억원이 걷혔다. 담뱃값이 오르기 직전인 2014년(7조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전년(10조5000억원)과 비교해도 1조9000억원 늘어난 액수다.

담배세가 늘어나면서 총 세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14년 2.3% 수준이던 담배세 비중은 2015년 3.2%, 2016년 3.6%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10.1%), 헝가리(6.2%), 폴란드(6.1%), 그리스(4.88%), 체코(4.85%)에 이은 세계 6위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는 당초 정부가 담뱃값을 올릴 때 발표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기재부와 보건복지부 등은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 담배 소비량은 34%가량 줄어들 것이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금연 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담배 반출량이 늘면서 서민들은 경기 불황에 담뱃값 부담까지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담배세를 통해 12조원이 넘는 막대한 세수를 취했지만 금연정책을 위해 어떤 조치나 재정투입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정책 실패에 책임을 지고 국민의 부담만 가중시킨 부분에 대해 다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담배 반출량이 급증한 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담뱃값이 오른 2015년 반출량이 크게 줄면서 작년 반출량이 늘어나는 기저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담뱃갑 경고 그림 부착 등 금연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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