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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따뜻한 봄날씨…광화문에 등장한 독특한 패션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7-02-25 18:01:53 수정 : 2017-02-25 18: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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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추위가 잠시 물러나 평년의 기온을 되찾은 25일 오후. 광화문과 시청에 모인 사람들의 옷도 한층 가벼워졌다. 그들의 패션은 다양했다. 노란 리본과 태극기는 물론이고 옷마다 각자의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개성을 뽐내며 당당히 광장을 누비는 ‘집회 패셔니스타’ 들에게 의상에 담긴 이야기를 물어봤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 강준호(33)씨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강준호(33)씨는 이소룡 복장을 하고 있었다. 강씨는 대뜸 머리에 매달은 공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자신을 일명 ‘하야펀치’라고 소개했다. 그는 “평소에 이소룡을 좋아하고 세월호 상징인 노란색이라 의상을 선정했다”고 옷의 의미를 설명했다.

강씨는 아마추어 복싱선수였다. 대회에서 5차례나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그는 “이번에는 경기 상대가 아닌 박근혜와 부역자에게 펀치를 날리고 싶었다”면서 탄핵이 성공하면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 직장인 김모(36)씨

어나니머스의 상징으로 유명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참가자도 보였다. 검은 망토에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직장인 김모(36)씨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2006)를 보고 의상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데타가 ‘복수’라는 뜻인데 영화 내용으로 보면 민중 저항의 의미가 강하다”면서 촛불집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가면을 쓴 자신처럼 처음에는 집회참가를 꺼렸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무것도 안 하면 세상이 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고 얼굴을 가려서라도 참가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며 주먹을 꽉 쥐었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 권영훈(40)씨

농민으로서 초록색 의상을 입고 온 촛불집회 참가자도 있었다. 강원도 철원에서 온 권영훈(40)씨는 “우리나라는 식량 주권이 있는 나라”라면서 “정부는 쌀 자급률이 60%를 초과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른편 어깨에 붙인 ‘이게 나라냐’라는 문구를 뽐내며 우리 쌀로 만들었다는 막걸리 상자를 끌고 유유히 사라졌다.

시청에서 열린 보수집회 현장에는 군복과 태극기를 이용한 패션이 눈에 띄었다.
 
보수집회 참가자 정수영(65)씨

시청광장에서 호루라기를 불고 있던 정수영(65)씨는 자신의 군복을 ‘켈로부대’의 의상이라고 말했다. 켈로부대는 보수집회 참가자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만든 조직이다. 해병대 출신인 그는 “탄핵이 기각되기 전까지 애국심을 담아 군복을 입겠다”며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보수집회 참가자 이성죽(77)씨

태극기를 허리에 두른 이성죽(77)씨는 자신을 ‘행주치마 의병대’라고 소개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이씨는 “태극기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그녀는 “의상을 통해 우리의 뜻을 전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의지이자 무기”라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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