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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직장인 3분의2는 퇴근하면 아무것도 못할 만큼 녹초가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직장인들은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를 위한 조건으로 근로시간 단축이나 유연근로보다 칼퇴근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2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40대 직장인 2천명을 상대로 설문한 '2040세대 취업남녀의 시간사용과 일·생활에 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7.8%가 '일을 하고 나면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는 직장인이 12.0%, '그렇다'는 답변이 55.8%였다.
일로 인한 소진감은 여성(71.4%)이 남성(65.1%)보다 더 컸다. 월수입 200만원 미만인 경우 70.3%가,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는 60.9%가 퇴근 이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해 소득이 낮을수록 피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가족·개인 생활의 이상적 시간배분 역시 현실과 괴리가 컸다. 답변을 평균해보면 직장인들은 수면과 휴식·여가를 포함한 개인생활에 47.1%를 사용하고 근로시간과 가족생활시간에 각각 29.6%, 23.2%를 쓰길 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어진 시간의 42.6%를 일하는 데 썼고, 개인생활은 41.4%, 가족생활시간은 16.0%밖에 안 됐다.
직장인들은 이런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고 희망에 가깝게 시간을 나눠쓰려면 가장 먼저 정시퇴근 보장(66.0%)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유급휴일·연차 사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53.9%로 집계돼 기본적 근로조건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데 불만이 컸다.
업무량 감축을 동반한 근로시간 단축(42.0%)이나 근로 시간·장소의 유연한 조정(40.7%)은 칼퇴근 요구에 못 미쳤다. 정시퇴근 요일을 지정한 '가족사랑의 날' 등 프로그램을 확대·강화해야 한다는 응답(22.1%)은 업무 시간 이후 문자·연락·지시를 금지해야 한다(38.0%)는 의견보다 적었다.
7년차 회사원 이태석(33)씨는 "2시간 일찍 퇴근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 시간동안 어차피 아무것도 못 한다. 차라리 칼퇴근을 보장해 주는게 낫다"며 "개개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구상한 정책도 아니고 직장인을 돈 쓰는 기계로 보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에 따른 가족정책의 이슈와 과제' 보고서에서 "법정 노동시간 준수 등 기본권리를 보장하는 조직문화 정착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국내에도 최소 휴식 보장제도 논의가 있고 일명 '퇴근후 업무 카톡 금지법'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여서 관련 논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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