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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책] 개구리 나오고 민들레 꽃 피고… 봄 친구들이 외친다 “우리가 봄”

입력 : 2017-02-25 03:00:00 수정 : 2017-02-24 19: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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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섭 글/윤봉선 그림/우주나무/1만3000원
봄이다/정하섭 글/윤봉선 그림/우주나무/1만3000원


민들레는 봄이 되고 싶다. 얼어붙은 흙이라도 단단히 그러안고, 어디든지 더불어 피어나고 싶다. 그곳이 들판이든, 야산이든, 도시의 골목이든 햇살처럼 노랗게 꽃물 들이고 싶다. 개구리와 반달곰도 봄이 되고 싶다. 컴컴한 땅속에서 겨우내 뒤척이며, 따스하고 흐뭇한 봄을 꿈꾼다.

어린 소녀인 연이도 봄을 기다린다. 온몸에 볕이 들며 마음까지 반짝이는 봄을 기다린다. 깨금발로 동동 봄을 기다리는 연이는 스스로 봄이 되고 싶다.

마침내 개구리가 땅 위로 올라온다. 아직 물이 차갑지만, 개구리는 참을 만하다. 민들레도 해를 닮은 노란 꽃을 피운다. 아직 바람이 차지만, 양지바른 곳이라 견딜 수 있다. 연이도 옷을 갈아입는다. 털장갑과 털모자, 털신을 벗고 연둣빛 새잎으로 갈아입는 나무처럼 봄옷을 입는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마치 겨울이 다시 시작된 것만 같다. “봄인 줄 알았는데, 아직 아닌가 봐.” 모두 몸을 움츠린다.

그때 연이가 말한다. “아니야. 개구리가 나오고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꽃이 피고, 나비가 날면 봄이잖아.” 그러자 반달곰이 말한다. “맞아, 내가 봄이야.” 네발나비와 개구리도 “우리가 봄이야”라고 말한다. 연이와 봄 친구들은 다 같이 외친다. “우리가 봄이다!”

겨울이 봄으로 변하는 과정은 신비에 가깝다. 죽음과 삶, 멈춤과 움직임, 냉기와 온기의 이미지가 대비되는 마법 같은 변화다. 아이가 봄을 묻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래서 봄은 그냥 봄이 아니라, 언제나 새봄이다. 연이와 봄 친구들의 “봄이다”라는 외침은 봄을 알리는 생명 선언과도 같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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