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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포츠+] 유니폼 36번 이승엽… <다> 34명에 병역특례 안겨

입력 : 2017-02-25 09:17:00 수정 : 2017-02-24 11: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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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36번의 주인공…①이승엽, 한국의 베이브 루스 '라이언 킹'<다>

◇큰 경기에 강한 이승엽, 34명에게 병역특례 선물까지 안겨

▲병역특례 안겨준 2000시드니올림픽 2타점 결승 2루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은 예선리그 4승3패로 3위를 차지, 4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미국에 2-3으로 석패,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을 갖게 됐다.

대부분이 병역을 마치지 못한 한국대표선수들은 동메달을 목에 걸어야 병역특례 혜택을 볼 수 있기에 그야말로 사력을 다했다.

일본 선발은 일본의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마쓰자카 다이스케.

이승엽은 앞선 3타석에서 내리 삼진을 당하며 간판타자로서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8회말 2사 2,3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이승엽은 마스자카가 만만히 보고 던진 가운데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2타점 결승 2루타를 뽑아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이승엽은 활약과 9이닝 1실점한 구대성의 투구에 힘입어 3-1승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 덕에 많은 선수들이 병역특혜를 받아 2년의 시간을 벌면서 야구를 이어가게 됐다.

▲ 병역특례 브로커라는 별칭까지 얻은 이승엽

이승엽은 2000시드니올림픽 이전, 팔꿈치 수술에 따라 일찌감치 병역면제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2000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부산 아시안게임금메달, 2006WBC 4강, 2008베이징 올림픽 우승을 이끌면서 34명에 이르는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줬다.

이로 인해 이승엽은 '합법적 병역특례 브로커'라는 자랑스런 별칭까지 붙었다.

2000시드니올림픽서 8회 결승 2타점 2루타로 손민한 등 5명이, 2002부산아시안게임을 통해 긴진우 등 4명, 2006WBC를 통해 오승환 등 11명, 2008베이징올림픽 우승으로 14명이 이승엽에 힘입어 병역특례 혜택을 입었다.

특히 이승엽은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결정적인 노릇을 했다.

조별리그에서 그렇게 방망이가 맞지 않아 '한물 갔다'는 평까지 듣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8회말 역전 결승 투런홈런으로 결승진출과 함께 후배들에게 병역특례라는 꿈같은 선물을 했다.

쿠바와의 결승전 선제 솔로 홈런과 금메달로 추가 보너스까지 줬다. 

▲2002년 한국시리즈 9회말 극적인 3점 동점홈런

이승엽은 수많은 홈런을 때렸다. 그도 팬들도 잊지 못하는 홈런 중 하나가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때 나온 3점짜리 동점홈런.

삼성은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으로 프로야구 정상을 밟은 후 해태 타이거스 등에 밀려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2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풀이 기회를 잡았다.

그해 이승엽은 홈런 47개로 2년 연속이자 통산 4번째 홈런왕에 오르는 등 물이 올랐다.

LG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삼성은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섰지만 5차전을 내준 뒤 2002년 11월 10일 홈에서 열린 6차전 9회 초까지 6-9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6차전을 내준다면 한국시리즈는 LG쪽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이승엽은 9회말 1사 1·2루에서 당시 최고 마무리였던 이상훈을 상대로 극적인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얼마나 기뻤든지 이승엽은 홈런을 때린 뒤 펄쩍펄쩍 뛰어 다녔다.

과묵한 이승엽이 이처럼 펄쩍펄쩍 뛴 적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없었다.

삼성은 다음 타자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팬들 기억속에 길이 남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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