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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철인’ 이승훈, 한국 첫 4관왕 새 역사

입력 : 2017-02-23 20:27:15 수정 : 2017-02-23 20: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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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m·1만m 팀추월 이어 매스스타트도 우승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종목은 ‘투혼’의 종목으로 통한다.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스타 이승훈(29·대한항공)은 특유의 정신력으로 이들 종목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왔다. 올림픽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등은 거구의 유럽선수들이 독식하는 장거리에서 아시아선수로는 독보적 결과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이승훈이 이번에는 아시안게임에서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었다. 이승훈은 23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6400m)에 출전해 11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초반 중위권에서 힘을 비축하던 이승훈은 마지막 바퀴에서 스퍼트를 올린 후 앞선 선수들을 추월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2위는 일본의 윌리엄슨 쉐인(22)이 차지했고 동메달은 김민석(18·평촌고)이 목에 걸었다. 그는 20일 남자 5000와 22일 1만, 남자 팀 추월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이날 매스스타트까지 우승하며 한국 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동계아시안게임 4관왕에 올랐다. 7번째 금메달로 동·하계아시안게임을 통틀어 한국인 통산 최다 금메달 기록도 세웠다.


이승훈이 23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매스 스타트에서 우승을 차지해 한국 선수 최초로 4관왕에 오른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삿포로=연합뉴스
이승훈의 성공스토리는 자신의 스피드스케이팅 스타일과 닮은 끈기와 근성의 인생드라마다. 8살 때 누나와 함께 취미로 스케이트를 배운 뒤 쇼트트랙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승훈은 외환위기로 가세가 급격히 기운 가운데에서도 특유의 끈기로 2008년 강릉 세계선수권대회 3000m 금메달, 2009년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3관왕에 오르는 등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런 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다가왔다. 국내 쇼트트랙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2009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 이 순간 이승훈은 인생의 전기를 마련할 승부수를 던졌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선수로 전향해 전혀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승부수는 고스란히 들어맞아 이듬해 밴쿠버 올림픽에서 5000m 은메달, 1만m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일궈냈다. 결정적 순간에 승부를 걸 줄 아는 특유의 정신력과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이 맞물린 결과다.

이번 대회 결실 또한 그의 투혼이 만들어 낸 결과다. 이승훈은 지난 10일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 남자 팀추월 도중 링크에 넘어져 오른쪽 정강이가 자신의 스케이트날에 베이는 부상을 입었다. 8바늘을 꿰매는 부상으로 자신의 주종목인 매스스타트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아시안게임 출전도 불투명했다.

그러나 이승훈은 부상 부위 통증을 안고 아시안게임 출전을 감행했다. 금메달 15개로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둬 이 기세를 내년 올림픽까지 이어가려는 한국대표팀의 목표에 차질을 줄 수는 없었다. 결국 이승훈의 승부수는 또 한번 적중했고, 한국 대표팀은 그의 활약에 힘입어 목표 달성을 목전에 두게 됐다.

한편 여자 매스스타트(6400m)에서는 김보름(24·강원도청)이 일본 선수들의 작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다카기 미호(23), 사토 아야노(21)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는 여자 3000와 여자 팀 추월에서도 은메달 2개를 획득해 이번 대회에서 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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