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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 리포트]‘고향의 향수’ 느끼게 해준 인도 시골마을

입력 : 2017-02-23 21:50:01 수정 : 2017-02-27 18: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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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넘어 인도 델리공항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인데 입국장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줄이 서 있었다. 경비가 삼엄한 가운데 델리공항을 빠져나가기까지 무려 3시간을 훌쩍 넘겼다. 날이 밝을 무렵 호텔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아침식사를 끝내고 자이푸르로 이동했다. 5시간 만에 도착한 그곳에서 암베르 포트, 바람의 궁전 하와마할을 둘러보고 다음 날 다시 5시간을 이동해 아그라로 향했다. 아그라의 숨막힐 듯 아름다운 하얀 대리석의 타지마할은 샤 자한(1628∼1658)의 뭄타즈 마할에 대한 사랑이 지금도 가슴 저리게 느껴져서인지 전 세계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여행 5일째 되던 날 카주라호에서 자이나교 사원을 거쳐 시골 마을을 둘러보게 되었다.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데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지고 간간이 벽돌공장이 눈에 띄었다. 미완성된 집들이 즐비한데 사람들이 그곳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보였다. 인도는 집이 완성되면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몇 대에 걸쳐 집을 짓는다고 한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공식적으로 국민의 3%만이 세금을 내고 살고 있다고 한다. 도시를 지나칠 때마다 거리에는 쓰레기더미가 넘쳤고 그 사이로 여러 마리의 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거기에 낙타 달구지뿐만 아니라 릭샤(자전거 택시), 오토릭샤, 삼륜차, 트럭들이 뒤엉켜 지나고 있었다. 한 소년은 긴 막대기 하나를 내저으며 큰 트럭이 질주하는 도로에서도 여유롭게 양떼를 몰고 있었다.

마을 입구엔 소들이 평화롭게 낮잠을 즐기며 낯선 사람들이 지나가도 아무런 경계심이 없었다. 동네에는 유난히 꼬마들이 많이 뛰어논다. 곧 무너질 듯한 집에서 부자간인 듯한 두 사내가 벽돌을 나르고 있었고 마을 정자에는 남정네들이 자유롭게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모퉁이를 돌아 좁은 골목길에 한두 평 남짓한 집들이 늘어선 입구마다 돌 툇마루가 있어 사람들이 바깥구경을 하며 쉬기도 한다. 가까이에서 직접 둘러본 시골마을은 아주 어린 시절 고향을 떠올리는 향수를 느끼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자이푸르=송현숙 리포트 heains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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