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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맛있는 음식은 0칼로리…먹고싶은 거 먹어야 건강?"

입력 : 2017-02-26 05:00:00 수정 : 2017-02-23 14: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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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최근 밥을 찾는 이들이 점차 줄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구화된 입맛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요. 이미 피자, 파스타, 햄버거, 스테이크 등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메뉴로 새롭게 자리잡았습니다.
평소 먹기 힘든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쫓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수많은 TV 프로그램들은 맛집을 찾아 다니고, 새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집밥을 먹을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최근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가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탄수화물이 주 성분인 ‘흰 쌀밥’을 피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예전에 비해 밥을 덜 먹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쌀의 소비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대인들의 식습관과 쌀 소비 인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밥의 지위’가 흔들거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이 밥을 먹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10번의 식사 중 밥을 먹는 횟수는 지난해 6.06회에서 올해 5.72회로 낮아졌다.

여전히 면과 빵보다 밥을 더 선호하지만, 평소 밥으로 식사하는 비중은 작아진 반면 면으로 해결하는 비중은 커졌다.

10명 중 7명은 밥을 먹는 이들이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 결과 응답자 과반은 예전보다 흰 쌀밥을 적게 먹고 있으며, 쌀밥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19~59세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쌀 소비와 관련해 설문 조사한 결과 여전히 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전반적인 취식 비중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가장 선호하는 식사 메뉴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2%가 밥 종류를 꼽았다. 면류(18.2%)와 빵류(8.6%)에 대한 선호도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한국인의 주 식단이 밥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밥에 대한 선호도는 특히 중·장년층에게서 두드러졌다. 젊은 세대는 면과 빵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모습이었다.

평소 밥의 취식 비중도 높은 편이었다. 지난 1주일 동안 식사 메뉴를 밥과 빵, 면 종류로 나눠 조사한 결과 10번의 식사 중 밥을 먹는 횟수는 6번 정도(5.72회)로, 면(2.15회)과 빵(1.34회)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6.06회)와 비교했을 때 밥을 먹는 횟수가 준 만큼 식습관 변화 또한 엿볼 수 있었다.

◆10명 중 3명 "식사시 예전보다 밥류 선택 줄었다"…밥 대체할 음식 많아

식사 때 밥을 선택하는 빈도가 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응답한 이도 적지 않았다. 밥 종류를 선택하는 비중이 '예전과 별 차이가 없다'는 응답(49.4%)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가운데, '비중이 줄었다'(29.9%)가 '늘어난 것 같다'(20.1%)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식사 때 밥을 선택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은 남성(26.2%) 보다는 여성(33.6%)에서 두드러졌다. 연령대로는 30대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전보다 밥을 덜 찾게 됐다는 이들은 '대신할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55.2%·중복응답)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밥보다 맛있는 음식들이 많다'는 의견(35.8%)까지 고려하면, 다양한 메뉴를 자주 접할 수 있게 된 환경적인 요인이 밥 소비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또한 '집에서 밥을 먹기보다는 외식을 주로 많이 한다'(34.4%), '집에서 밥을 먹을 기회가 많이 없다'(24.7%)는 의견도 다수를 차지해 바쁜 일상으로 집에서 밥 먹는 시간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현실도 밥 선택의 감소를 초래한 중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밖에 소식(小食)을 위해서는 밥류의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18.1%)을 나타낸 이도 적지 않았다.

◆흰 쌀밥 취식 절반 가량 줄어…잡곡밥 많이 먹는다

식사시간에 밥을 찾는 이들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흰 쌀밥 취식의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응답자 과반(51.7%)이 과거 대비 흰 쌀밥을 먹는 비중이 줄어든 편이라고 응답했다. 남성(43.6%)보다 여성(59.8%)에서 이런 응답이 더 많았다. 고연령층 역시 이런 경향이 보다 뚜렷했다.

'과거에 비해 흰 쌀밥을 많이 먹는 것 같다'는 소비자는 10.1%에 그쳤으며, 10명 중 4명 정도(37.8%)는 '예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다. 흰 쌀밥을 과거보다 적게 먹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잡곡밥을 더 자주 먹고 있기 때문(66.9%·중복응답)이었다.

흰 쌀밥은 '건강에 안 좋다는 생각이 든다'(35%), '웰빙 음식이 아닌 것 같다'(20.3%)는 응답에서도 알 수 있듯 쌀밥 대신 건강에 좋은 잡곡밥을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 때문에 흰 쌀밥을 먹지 않는다는 응답(33.7%)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가 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탄수화물을 주 성분으로 하는 흰 쌀밥을 피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전체 64.1% "밥에 있는 탄수화물 때문에 살 찐다"

흰 쌀밥을 기피하는 원인 중 하나로 탄수화물에 대한 거부감을 꼽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실제 전체 응답자의 64.1%가 밥을 많이 먹으면 탄수화물의 섭취로 살이 찐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54.6%)보다는 여성(73.6%)이 훨씬 더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전체의 56.6%가 요즘은 탄수화물이 건강을 기준으로 도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듯하다고 밝힌 데서는 쌀을 둘러싼 인식의 변화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탄수화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아지고, 곡물과 밀가루 음식 등을 먹지 않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체 10명 중 8명(79%)은 건강을 생각한다면 흰 쌀밥보다 잡곡밥이나 고구마와 감자를 챙겨먹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인식은 연령이 높을수록 강하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전체의 77.3%는 한국인의 힘이 ‘밥심(밥을 먹고 나서 생긴 힘)’이라는데 동의할 만큼 밥의 중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10명 중 8명(81.6%)이 쌀은 건강에 좋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고 여겼으며, 흰 쌀밥이 밀가루 음식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데도 72.5%가 동의했다.

◆지속적인 쌀 소비 감소, 대부분 우려의 시선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쌀 소비량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를 가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최근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10명 중 6명(61.2%)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민들이 벼농사를 안 짓게 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우려(77.6%)와 머지 않아 국산 쌀보다 수입 쌀에 의존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우려(62%)를 가진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전체 10명 중 8명(80.9%)은 1인당 쌀 소비가 사상 최저인 현상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도 바라봤으며, 이제는 쌀 농사를 짓는 농민도 이런 시대의 흐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81.8%에 달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응답자의 81.2%는 국가적으로 쌀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아침밥이요? 먹어본 게 언젠지…"

한편 끼니별 식사 메뉴를 살펴본 결과 아침과 점심, 저녁 모두 밥을 가장 많이 찾았지만, 아침 식탁의 풍경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점심과 저녁의 주 식사 메뉴로 대부분 밥을 꼽았지만, 아침에는 2명 중 1명(51.1%) 정도가 먹는다고 응답했다.

아침에는 빵(13.6%)으로 대신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아침에 밥 대신 빵을 먹는 것은 안 먹는 것만 못하다'는 인식(15.5%)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아침을 먹게 되면 밥을 먹으려고 노력한다는 의견이 과반(56.4%)에 달했다.

아침식사 풍경에서 가장 눈 여겨 볼 부분은 아예 끼니를 거르는 이들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전체의 27.8%가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이런 경향이 보다 뚜렷했다. 아침을 챙겨먹지 않는 이들의 비중은 작년 같은 조사에 비해서도 커졌는데, 바쁜 생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아침을 먹지 않는 이들은 가장 많은 수가 '거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62.9%·중복응답)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또한 '시간이 없다'(46%)는 응답도 많아 식생활의 뚜렷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그밖에 '입맛이 없다'(35.3%), '안 먹어도 배가 별로 고프지 않다'(35.3%), '귀찮아 먹지 않는다'(30.6%)는 등 순으로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점심과 저녁을 거의 먹지 않는다는 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식습관에도 큰 변화…"삼시세끼 꼭 챙겨먹어야" 34.7%뿐

식습관 관련 전반적인 인식 평가에서도 현대인들의 변화된 식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34.7%만 삼시세끼를 꼭 챙겨먹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2명 중 1명(49.2%)꼴로 아침 겸 점심을 먹는 일이 잦다고 밝혔으며, 밥값도 비싸고 해서 식사를 제때 잘 챙겨먹지 않는다는 의견(27.7%)도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처럼 바쁜 생활과 경제적인 부담감 등으로 하루 세끼를 제대로 챙겨먹지 않는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젊은층일수록 이런 경향이 짙었는데, 끼니와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려는 추세도 나타났다.

전체의 77.5%가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스트레스 없이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한 식습관'이라고 밝혔으며, '이왕 먹는 것 건강보다 맛을 따지며 먹는 편'이라는 이는 2명 중 1명(50.7%)꼴이었다. 이처럼 건강보다는 맛을 중시하는 태도는 젊은 세대에게 보다 뚜렷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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