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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남 독살 테러에 북한대사관이 개입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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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3 00:56:41 수정 : 2017-02-23 0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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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서기관까지도 암살 가담 / 북한이 배후라는 사실 입증 / 국제사회서 영원히 추방해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에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사관이 ‘테러의 온상’이었다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북한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는 게 기정사실로 굳어진 셈이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5명의 북한 국적자를 쫓고 있는데 이 중 4명은 이미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나머지 1명과 또 다른 북한 국적자인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 현광성,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은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북한 국적 용의자는 붙잡힌 리정철을 포함해 모두 8명에 이른다. 베트남·인도네시아 국적 여성의 경우 맨손에 독극물을 묻혀 김정남 얼굴에 문질렀고 “얼굴을 덮는 공격을 하도록 이미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김정남 아들 김한솔 입국설을 부인하고 “유족이 오면 보호해 주겠다”며 시신 신원 확인을 위한 DNA 샘플 제출을 요구했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은 그동안 사건 진상에 발뺌으로 일관해 왔다. 강철 대사는 말레이시아가 한국과 결탁해 북한을 궁지로 몬다는 억지 주장까지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그제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서 “김정남 살해는 독살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사건) 배후는 북한이라는 것이 틀림없이, 확실시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런 명백한 증거를 보고도 생트집을 잡을 셈인가. 북한대사관은 말레이시아 경찰의 현광성·김욱일 면담 요구에 응하고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북한 당국은 평양으로 도주한 용의자 4명을 말레이시아로 돌려보내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독살 사건의 배후가 드러난 만큼 테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응징에 나서야 한다.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귀국시키는 수준의 제재로는 안 된다. 북한과 체결한 무비자 협정을 파기하고 단교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북한은 1983년 아웅산 테러로 미얀마에 의해 단교당한 전례가 있다.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대북 인권제재에 나서는 한편 김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유엔은 북한인권결의를 통해 안보리가 북한 인권상황을 ICC에 회부하고 인권유린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권고해 왔다. 북한 인권유린의 정점에는 김 위원장이 있다. 국제사회가 테러 세력 축출에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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