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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년 넘게 쓰던 휴대전화 외에 새 번호를 마련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개헌저지’ 보고서 사태를 비판한 탓이다. 당시 하루 1000통 넘는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맞서다 배신자로 낙인찍힌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영남·보수층의 비토로 여전히 지지율 5%를 못 넘고 있다. 그는 이달 초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 이후 내 휴대전화에서 안 읽은 문자가 2만7367개 쌓여 있다”며 “이 중 비토 숫자가 많으면 정치적으로 살아남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우리 진영은 선이고 너희 진영은 악이다.” 여야 정당은 보수, 진보 집토끼를 결속하는 수단으로 ‘진영정치’를 이용했다. 소신을 내세우는 정치인은 대체로 불이익을 당했다. 탄핵 정국에서 여야 대선주자들의 ‘소신정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보수쪽 성적은 신통치 않다. 분권형 정치가 지속 가능하다는 걸 야당과의 연정 실천으로 보여준 남경필 경기지사. 지난달 9일 안희정 충남지사와 공통 공약을 발표하며 진영 정치를 거부했으나 지지율은 바닥이다.

진보쪽은 귀추가 주목된다. 소신행보를 이어가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지지율 하락 추세인데도 “헌재 판단을 기다려보자”며 촛불집회 유혹을 견디고 있다. 그는 “정치인은 소신대로 행동하고 평가받는 것”이라고 했다.

중도 노선을 가속화하는 안희정 충남지사. 대연정에 이어 ‘선의’ 발언으로 문 전 대표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박 대통령에 대해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계산한 말도, 실수도 아닌 제 마음속에 있는 제 말”이라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분노가 빠져 있다’는 문 전 대표 일침에는 “지도자의 분노란 그 단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피바람이 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어제 “우리 분노는 불의에 대한 것”이라고 다시 공격했다. 안 지사는 결국 “마음 다치고 아파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고 사과했다. 선명성을 앞세운 문재인 대세론이 통합을 외치는 ‘안희정 바람’을 찍어누른 격이다. 탄핵 심판을 앞두고 증오가 커지는 상황이라 우려스럽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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