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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싱글라이더'는 누군가에게는 인생영화 될 작품"

입력 : 2017-02-20 13:55:32 수정 : 2017-02-20 13: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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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감성 연기…"미세한 감정선 놓치면 않으려 노력"
22일 개봉하는 영화 '싱글라이더'는 배우 이병헌(47)의 감성 연기를 오랜만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병헌은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증권사 지점장 재훈을 맡았다. 영화는 부실채권 사건으로 삶의 모든 것을 잃은 뒤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난 재훈의 여정을 따라간다.

20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병헌은 자리에 앉자마자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던, 다른 사람에게 갔다면 너무 아쉬웠을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또 하나의 천만 영화가 나오겠다는 생각은 1%도 안 했다"며 예상 관객수와 상관없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시나리오 중에서 '싱글라이더'의 어떤 점이 이병헌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을까.

"전체적인 감성과 분위기에 끌렸다"는 그는 특히 영화를 연출한 이주영 감독이 이창동 감독과 함께 기획한 시나리오를 높이 샀다.

재훈은 '내부자들'의 정치 깡패 안상구, '밀정'의 의열단장 정채산, '마스터'의 사기꾼 진 회장 등 이병헌이 최근 전작들에서 보여준 강렬한 캐릭터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부실채권에 분노한 고객들 앞에 고개를 떨어뜨린 채 무릎을 꿇었다가 뺨을 맞거나, 아내가 이웃집 남자와 함께 웃음을 짓는 모습을 창문 밖에서 목격한 뒤 그 주변을 맴돌기만 하는 무기력한 모습이 그렇다.

이병헌은 "10년 전 나라면 과연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재훈 쪽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성격이 변하는 것인지, 지금은 다 내려놓고 초월하고 어떤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에요. '내가 이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재훈에 정말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이병헌은 원래 선 굵은 액션보다는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싱글라이더' 같은 영화를 연기하는 것이 더 흥미롭다고 했다. 그러나 후자의 연기가 더 어려웠다.

"스펙터클한 영화는 시각적인 부분이 크지만, 이런 영화는 배우의 컨디션에 따라서 미세한 감정선을 놓치면 큰 것을 놓치기 때문에 촬영할 때 더 예민해지는 부분이 있었죠."

이병헌의 출연분이 영화의 90% 이상을 차지하기에 육체적으로도 고된 작업이었다. 그는 "호주 촬영하면서 에너지를 좀 비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쉬는 날이 없어서 더 힘들었다"고 가볍게 푸념했다.

이병헌은 아내 수진을 연기한 공효진에 대해서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정말 잘 아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 중 수진이 합격 문자를 받고 오열하는 장면처럼 격렬하게 감정을 터뜨려야 할 때는 확 터뜨리고, 생활 연기할 때는 마치 카메라가 없는 듯, 리허설하듯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놀랐어요. 역시 공효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병헌은 인터뷰 한 시간 내내 영화에 대한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출연 배우의 의례적인 홍보 이상으로 느껴질 정도로 작품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싱글라이더'가 누구에게나 재미있을 것이란 생각은 안 해요. 하지만 어떤 관객에게는 그 사람의 인생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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