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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 트럼프 "언론, 거짓뉴스 양산" 집중 포화

입력 : 2017-02-19 20:47:28 수정 : 2017-02-19 20: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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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집회서 연설 / 21일쯤 새 행정명령 발표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주에 (대단한) 무엇인가를 할 것이고, 아마 여러분은 감동받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개월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지지자들을 상대로 대선 유세를 방불케 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5시 플로리다주 멜번 국제공항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군중집회에 참석해 언론을 집중 비판하고, 이민장벽 설치와 총기 소지권한 강화를 약속했다. 9000명 넘는 집회 참가자들은 그의 연설에 환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멜번 국제공항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멜번=AP연합뉴스
◆“미디어는 미국인의 적”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행사에 대해 “참가자들이 슬로건을 합창하고 팻말을 흔들었으며, 애국심을 고취하는 노래가 울려퍼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대선까지 1354일을 남겨둔 가운데 재선 유세를 했다”고 전했다. NYT는 단지 없는 게 있다면 상대후보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언론이었다. 그는 “언론이 거짓 뉴스를 양산하고 있다”며 “언론을 통하지 않고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은 그동안 정확하지 않은 뉴스를 만들어냈다”며 “그들은 우리가 아닌, 자신들을 향한 어젠다를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들(언론)은 (공화당) 경선에서도, 대선에서도 우리를 이기지 못했다”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그들(언론)의 본 모습을 드러내도록 할 것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계속 승리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서 “언론은 내가 아니라 미국인의 적”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언론을 향해 ‘부정직한 언론’→‘가짜 언론’→‘언론은 야당’→‘언론은 미국인의 적’ 등의 표현으로 비난 강도를 높여 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45분에 걸친 연설을 통해 공화당 등 워싱턴 정치권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과 내각이 출범 1개월도 안 돼 혼란을 거듭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정치권에 자신의 뒤에는 열성적인 지지자들의 있다는 것을 드러내 보였다는 이야기다. 폭스뉴스는 주중 워싱턴의 기존 정치 질서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말의 대규모 지지 집회는 ‘정신적 치유제’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갈등 양산 VS 성실한 공약 이행

트럼프정부는 출범 이후 ‘러시아와 연계 의혹’으로 인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의 사임과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항소법원의 효력중지 결정 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오바마케어(국민건강보험개혁법) 폐기로 서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각료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로 내각 진용 완비도 늦어지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멕시코와 국경장벽 설치를 비롯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 등으로 세계를 불안하게 했다.

맏딸 이방카의 의류 브랜드에 대한 백악관의 홍보를 비롯해 아들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두바이 트럼프 골프장’ 개관식 참석 등으로 이해충돌 논란을 빚기도 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합의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16일 공개된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에서 그의 국정 지지도는 39%에 그쳤다. 취임 다음달 지지도가 50% 이하로 떨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게 미 언론 보도다.

트럼프정부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류 언론의 왜곡된 보도로 출범 1개월 동안 이룬 성과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미국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주식시장 상승 등 긍정적인 경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세 차례 정상회담과 수십 차례의 각국 정상과 통화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경제 살리기’에 적극 매진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항소법원의 효력중지 결정이 내려진 반이민 행정명령을 대체할 새로운 행정명령을 이르면 21일쯤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새로운 행정명령의 초안에 따르면 기존 중동·북아프리카 7개국 국민의 입국 금지조치는 유지되고 영주권 소지자를 예외로 한다. 무슬림 국적자들 입국을 되도록 금지하면서도 기존 영주권자들 권리는 침해하지 않는 내용을 담아 법원이 제동을 걸 여지를 줄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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