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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침몰한 한진해운… 1400명 직원 중 절반이 실직

입력 : 2017-02-17 20:07:17 수정 : 2017-02-17 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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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400명 중 절반이 실직/해상물류 주도권 글로벌 선사로/지난해 해상운송수지 첫 적자 국적 1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17일 마침내 파산하면서 업계가 다시 한 번 충격에 휩싸였다. 세계 7위까지 몸집은 불렸지만 업황 불황 속에서 전개된 글로벌 선사와의 치열한 ‘치킨게임’에서 내실을 확보하지 못한 때문이다. 40년 역사의 대기업 해운사가 한순간에 침몰하면서 실직자 양산과 국가 해운물류 경쟁력 하락 등의 후폭풍이 우려된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한진해운에 파산선고를 내렸다. 앞서 법원은 한진해운의 영업 가능성 등을 따져본 뒤 지난해 12월 중순 청산절차를 밟는 게 기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결론을 내렸었다.

텅 빈 한진해운 터미널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정준영 수석부장판사)가 한진해운에 대해 파산선고를 내린 17일 한진해운의 모항인 부산신항 한진해운 터미널의 야드가 텅 비어 있다.
부산=연합뉴스
한진해운은 1977년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선사로 설립했다. 출범 이듬해인 1978년 중동항로를 개척한 데 이어 1979년 북미서안 항로, 1983년 북미동안항로 등을 연달아 개설하는 등 한국 컨테이너 해운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섰다. 조중훈 회장이 2002년 11월 타계하자 셋째아들인 조수호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고, 해운업이 호황이던 2000년대 중반까지 순항했다.

그러나 조수호 회장이 2006년 별세하고 이듬해 부인 최은영 전 회장이 일선에 나선 뒤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한진해운은 고가용선 계약, 고원가 선박 구입 등으로 인한 선대의 취약성 때문에 배를 운항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전락했다.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운임이 호황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도 치명타였다. 최 전 회장은 결국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고 완전히 손을 뗐다. 조 회장은 2014년부터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에 매진했으나 불황의 터널을 뚫진 못했다.

충격파는 만만찮다. 1400여명에 달했던 직원 중 절반가량이 실직했다. 여전히 공적자금 지원을 받는 현대상선 하나만으로 한국 해운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지도 의문이다. 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지난해 한국 해상운송 수지는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국제수지의 서비스무역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해상운송 수지는 5억3060만달러(잠정치·약 6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한은이 2006년부터 관련 통계를 낸 후 연간 기준으로 적자가 나기는 처음이다.


한국은 그동안 해상운송수지에서 늘 흑자였다. 그 규모가 2006년 17억60만달러에서 2012년 70억8170만달러까지 늘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해운산업 불황과 대형 선사 주도의 출혈경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한진해운은 오는 23일부터 7일간의 정리매매를 거쳐 내달 7일 최종 상장폐지된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후 투자자가 보유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기간을 주는 제도다. 정리매매는 상·하한가 가격제한이 없어 30% 이상 급등락할 수 있다.

나기천·염유섭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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