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은의유감&공감] 부질없는 희망사항일까

성공한 정권 없는 현실 착잡 / 3류정치 구태 완전 청산하고 / 남북 평화·화해 기반 다지는 / 박수 받는 대통령 꼭 나오길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5년간 우리 대한민국이 여러 개혁과제를 완수하고 확 바뀐 것은 전적으로 여러분의 힘입니다. 부족한 저를 믿어 주고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올바른 민주주의를 세우는 여정에 기꺼이 동참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위대한 대한민국을 향해 가야 할 길이 멉니다. 더 나은 역사는 여러분의 참여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마세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고별 연설 못지않게 감동적이었다. 대선 득표율보다 훨씬 높은 지지율로 박수받고 떠나는 대통령을 보게 되다니 꿈만 같다. 번번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다 ‘처참한 지지율’로 초라하게 물러난 역대 대통령들과 달랐다. ○○○정권의 성공 비결은 한마디로 전 정권들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한 최선의 길을 찾으려 애쓴 데 있다. 그만큼 눈부신 성과가 적지 않았다. 

이강은 사회부 차장
가장 큰 골칫덩이였던 ‘3류 구태정치’의 개혁에 앞장선 게 대표적이다. 모두 알다시피 그는 최순실에 놀아난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부패로 국정이 파탄지경이었던 상황에서 집권했다.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도 ‘촛불민심’을 오롯이 담기에는 커다란 장벽이었다. 그러나 그는 우리 정치사에서 익숙한 이념·독선·패권·대결의 정치가 아닌 상식·합리·연대·협력의 정치로 뛰어넘었다. 정파를 떠나 자질을 갖춘 인사를 청와대와 내각의 주요 보직에 앉혔고 여야 지도부와 수시로 만나 협조를 구했다. 민생·개혁법안 처리를 위해서라면 전체 국회의원과 일일이 접촉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여야의 치열한 기싸움 속에서도 공천개혁과 선거구제 개편은 물론 권력분산과 시민 기본권·지방권한 강화 등을 담은 헌법 개정까지 가능했던 배경이다.

능력에 따라 고르게 인재를 등용하는 탕평 인사와 ‘신상필벌’의 원칙으로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도 평가받을 만하다. 과거 ‘정실·코드·회전문·낙하산·수첩 인사’의 폐해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본인이나 아들이 병역면제자인 경우 합당한 면제사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고위공직자로 기용하지 않아 갈채를 받았다.

남북관계 역시 ‘이명박근혜 정권’ 때와 180도 달라졌다. 그는 북핵 해결을 위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경륜까지 십분 활용하며 미국·중국·일본·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냈다. 또 북한이 경제 인프라 구축과 주민 생활편의 향상에만 수익금을 쓰도록 하는 조건과 장치를 달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빗장을 푸는 등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

경제 재도약의 발판도 기대보다 잘 닦았다. ‘경제민주화’ 실현으로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촉진하고 환경·안전과 무관하게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방해하거나 창업의욕을 꺾는 규제를 풀어 ‘경제생태계’에 생기가 돌게 했다. 근로시간 대폭 단축과 양질의 중소기업 육성, 비정규직 축소와 처우 개선 등으로 실업난을 상당히 해소한 것도 고무적이다.

달마다 한 차례 전국을 돌며 갖는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튼실한 사회안전망 확충과 출산·양육·교육·의료·노후복지 확대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국민에게 증세 불가피론을 설득한 장면도 듬직스러웠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더 내고 적은 사람도 조금이나마 내는 조세개편으로 ‘중부담 중복지’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허무맹랑한 ‘증세 없는 복지’를 떠들던 전임 대통령과 비교된다.

끊임없이 지적된 무소불위의 검찰권 오·남용 문제와 관련해 그는 검찰의 영장청구권과 기소권 독점체제를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탰다. 아울러 ‘검찰 인사와 수사에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는 검찰 독립성 보장 공약을 지켜 흐뭇했다.

“아빠 그만 멍 때리고 빨리 컵밥 먹으러 가요.” 한가로운 휴일 낮의 ‘단상’은 열두 살 아들의 성화로 깨졌다. 녀석과 약속한 대로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의 ‘성지’인 서울 노량진의 ‘컵밥촌’에 갔다. 한 해 4000명 뽑는 9급 공무원 시험에 꿈의 종류와 크기가 다양한 22만명의 청춘이 몰리는 이 나라. 래퍼를 꿈꾸는 초등생 아들마저 별수 없이 공시생 대열에 합류하고 마는 세상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강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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