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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정권 ‘독극물 테러’… 안보 우클릭만으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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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6 01:07:28 수정 : 2017-02-16 0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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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육 살해하는 반인륜 정권 / 북한 돌발 상황 대비해야 / 정부·정치권 초당적 협력 절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어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20대 베트남 여성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를 모두 6명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보당국은 범행 수법으로 미뤄 북한 공작원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어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취소할 때까지 유효한 주문)였다”며 “2012년 4월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살려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발송한 바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김정은 정권이 벌인 반인륜 ‘막장 드라마’다. 북한 정권은 세계 각국 사람들이 오가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버젓이 독극물 테러를 저질렀다.

한반도 안보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김 위원장은 피붙이까지 살해할 정도로 광기를 지녔고, 그의 손에는 핵과 미사일이 쥐어져 있다. 언제 돌발 사태가 터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어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특단의 각오로 북한 정권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김정은 정권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한 빈틈없는 준비가 요구된다. 지난해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 등 탈북 인사들의 신변 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김정남 피살 사건이 대선 정국에서 돌출 변수로 부상하자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유불리를 저울질하기에 바쁘다. 보수진영에선 오랜만에 호재를 만난 듯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하고 강력한 억제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국가안보 전반이 위중한 시기에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안보관과 대북관이 정말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굳이 여권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의 안보관은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선두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여러 차례 경고에도 도발을 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지만 사드 배치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술 더 뜬다. “사드 배치 합의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원상 복구하고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으로 무책임한 언행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잇단 도발이 불거진 이후 야권 주자들은 중도 보수층을 껴안기 위해 안보정책 우클릭을 시도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라의 명운이 걸린 안보를 우클릭만 한다고 될 일인가. 이런 식으로 어물쩍 넘겨선 안 된다. 대선주자들은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지킬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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