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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자 유득공에 의해 되살아난 발해 역사 “만주는 한민족의 땅”

입력 : 2017-02-10 21:40:46 수정 : 2017-02-10 21: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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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득공(1748~1807)은 발해 역사를 처음 체계화한 실학자다. 그는 37세 때 발해고(渤海考)를 내면서 신라와 발해를 남·북국으로 규정했다. 백제, 고구려가 멸망한 뒤에 신라만 살아남아 통일국가가 되었다는 종래 인식을 뒤엎었다. 남·북국이란 표현은 고구려 멸망 후에도 한민족이 250여년간 만주를 지배한 사실을 밝혀준다. 37세 때 쓴 발해고는 1권(초판본)이고, 세월이 흐른 뒤 수정작업을 거쳐 쓴 게 4권이다. 이번 책은 제4권을 번역한 것이다. 유득공의 문집 중 하나인 ‘영재서종’에 포함된 4권을 도서 소장가인 심의평(1836~1919)이 필사한 덕분에 지금까지 전해올 수 있었다. 4권은 그동안 대중에게 소개되지 않은 저작이다.

1권에 비해 4권은 분량도 많다. 그만큼 유득공이 확보한 새로운 지식을 담고 있다. 그런데 그 유명한 ‘남·북국’ 언급은 4권에서는 사라졌다. 발해사 관점을 뒤바꿔준 남·북국 표현이 나오지 않는다. 유득공은 1권을 쓴 이후 세월이 흐른 다음에 4권을 썼다. 남·북국 표현이 빠진 이유에 대해 옮긴이는 “발해사에 대한 심화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렇다고 유득공은 신라와 발해를 우리와 상관없는 별개의 민족으로 본 것은 아니었다. 그는 만주를 한민족의 땅으로 인식했다. 이 점은 그가 만주 서부를 변한이라고 부른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보면 고조선 서부, 즉 만주 서부 지역을 변한으로 불렸다. 유득공은 걸걸중상과 대조영 부자를 고구려 출신으로 기술해 발해가 고구려 후신임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유득공의 진전된 지식을 좀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문과 원문을 함께 실었다. 한문의 문장 구조에 기초 지식을 가진 독자라면 한자 사전 없이도 원문을 읽을 수 있도록, 원문을 최대한 잘게 분해해 실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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