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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세계 최초' 한국인·동아시아인 유전적 뿌리 밝혀냈다

입력 : 2017-02-02 06:00:00 수정 : 2017-02-01 23: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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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등 국제연구팀, 첫 동아시아 고대 게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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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동아시아인의 유전적 뿌리를 밝혀주는 연구 성과가 나왔다.

유니스트(UNIST) 게놈연구소와 영국·러시아·독일 등 국제연구팀은 두만강 위쪽 러시아 극동지방의 ‘악마문 동굴(Devil’s Gate cave)’에서 발견된 7700년 전 동아시아인 게놈(genome)을 해독하고, 슈퍼컴퓨터로 유전정보를 분석했다고 1일 밝혔다.

신석기시대 동아시아인의 유전정보를 분석한 것은 세계 최초다. 국제연구팀은 고고학자와 생물학자, 게놈학자로 구성됐다. 게놈 해독에는 9000~7000년 전까지 인간이 거주했던 악마문 동굴인 5명의 뼈가 사용됐다. 연구팀은 그중 연대가 7700년대로 측정된 20대와 40대 여성의 머리뼈에서 나온 유전체 정보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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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악마문 동굴인은 한국인처럼 갈색 눈과 삽 모양 앞니 유전자를 가진 수렵채취인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대 동아시아인들의 전형적인 유전적 특성도 갖고 있었다. 우유를 소화하지 못했고, 고혈압에 약했다. 몸 냄새가 적은 유전자와 마른 귀지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 동양인에게 흔히 발견되는 얼굴이 붉혀지는 유전변이는 가지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악마문 동굴인 게놈 분석에 참여한 UNIST 게놈연구소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김학민, 전성원, 박영준, 조윤성 연구원.
연구 실무책임자인 전성원 유니스트 게놈연구소 연구원은 “동아시아 현대인들은 적어도 최근 8000년까지 외부인의 유입 없이 조상들의 유전적 흔적을 지속적으로 간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농업 같은 혁명적인 신기술을 가진 그룹이 기존 그룹을 정복·제거하는 대신 기술을 전파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생활양식을 유지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 서유라시아인이 수천년간 많은 인구이동과 정복, 전쟁 등으로 고대 수렵채취인의 유전적 흔적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종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UNIST 게놈연구소장)
악마문 동굴인은 현재 인근에 사는 울치(Ulch)족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근처 원주민을 제외하면 현대인 중에서는 한국인이 이들과 가까운 게놈을 가진 것으로 판명됐다. 이들의 미토콘드리아 게놈 종류도 한국인이 주로 가진 것과 같았다. 미토콘드리아 게놈 종류가 같다는 것은 모계가 같다는 것을 말한다. 한국인의 유전적 뿌리가 수천년간 북방계와 남방계 아시아인이 융합하면서 구성됐다는 것이 게놈정보로 증명된 것이다.

박종화 게놈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엄청난 양의 게놈 빅데이터로 동아시아에서 나온 최초의 고대 게놈을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1일자(미국 현지 시간)에 발표됐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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