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기사업 투자하세요"…1600억대 다단계 사기

해외 게임기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받아 챙긴 다단계 사기업체가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형사4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사기 등 혐의로 다단계 업체 부사장 이모(50·여)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달아난 대표 최모(49)씨는 기소중지하고 지명수배했다.

최씨 등은 2011년 4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사행성 게임기를 미국 텍사스 주의 게임룸이나 술집에 설치하면 막대한 수익을 챙길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 2000여명으로부터 160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게임기 1대 설치비 1100만원을 투자하면 매달 50만∼60만원씩 3년 동안 총 1800만∼2160만원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낸 돈의 0.4%에 불과한 7억여원만 게임기사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뒷순위 투자자의 돈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주는 일명 돌려막기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수익금으로 지급된 돈은 700억여원에 불과하고 현재 이 업체의 재산은 50억원에도 미치지 못해 투자자들은 나머지 900억여원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투자자들은 주로 60대 퇴직자와 가정주부로 퇴직금이나 주택 담보 대출금으로 적게는 1100만원에서 많게는 4억원까지 투자했다.

1억원 이상 피해를 본 투자자만 22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최씨 등이 수익금에 더해 투자자 1명을 유치할 때마다 소개비로 50만원을 지급하는 등 전형적인 피라미드 사기영업으로 투자자들을 꾀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 직전까지도 투자자들이 급속도로 늘어 자칫 천문학적액수의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며 "경기침체와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서민들을 상대로 한 투자사기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