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구단은 23일 니퍼트와 1년 총액 210만달러(약 24억5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로써 니퍼트는 지난해 연봉 120만달러에서 무려 75%의 인상률을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는 물론 국내 선수를 포함한 역대 최고 몸값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는 2016 시즌 한화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190만달러(약 22억1600만원)였다.
니퍼트는 다년 계약과 200만달러가 훌쩍 넘는 금액을 요구하며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재계약에 자신이 있었다는 뜻이다. 2016 시즌 정규리그 MVP를 거머쥔 니퍼트는 다승(22승), 승률(0.880), 평균자책점(2.95) 투수 3관왕을 달성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1년부터 줄곧 두산에서 뛰며 팀에 완벽히 녹아든 점도 두산이 니퍼트를 놓칠 수 없는 이유였다. 그러나 니퍼트는 오는 2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자신의 요구보다는 다소 낮은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두산 관계자는 “니퍼트는 210만달러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워낙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이니 시즌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료들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 니퍼트는 “물론 좀 더 받기를 바란 욕심은 있었지만 만족한다”며 “두산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정말 좋다. 두산과 재계약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이처럼 구단과 팬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니퍼트이지만 2017 시즌은 자신의 몸값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공산이 크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그(MLB) 출신 선수들이 한국 무대에 대거 몰려왔기 때문이다. 최근 MLB 통산 33승(18패)을 올린 알렉시 오간도는 180만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 불펜 투수로도 함께 뛴 바 있는 이 둘은 오는 3월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두산과 한화의 개막전에서 치열한 투수전을 예고하고 있다.
조성환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훌륭한 외국인 투수가 많이 왔지만 한국에서 다년간 뛴 니퍼트의 경험을 무시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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