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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 폭력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입력 : 2017-01-23 19:32:11 수정 : 2017-01-23 19: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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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데뷔작 ‘남자충동’ 세 번째 무대 갖는 조광화 연출가
“‘데뷔 20주년’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니 민망하고 부끄러울 뿐이네요.”

오는 2월 1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시작되는 콘서트 및 연극무대 릴레이 ‘조광화展’의 주인공 조광화(52·사진) 연출은 자신이 부각되는 것을 연신 쑥스러워했다.

최근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난 조 연출은 “연출 데뷔 20주년이 아니라 연극 ‘남자충동’ 2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일판이 커졌다”며 웃었다.

20년 전인 1997년, 그의 연출 데뷔작이었던 연극 ‘남자충동’은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대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휩쓸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화제작이다.

가부장제라는 틀 속에서 ‘강한 남자’가 되고 싶은 남성들의 잘못된 판타지가 폭력과 비극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영화 ‘대부’의 마이클 콜레오네(알파치노 분)를 롤모델로 삼으며 ‘강한 남자’ 콤플렉스에 갇힌 시골 건달 ‘이장정’역에 배우 류승범이 캐스팅돼 더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97년 초연에 이어 2004년 재연 무대, 올해가 세 번째로 관객과 만나는 자리다. 작품 화제성에 비해 무대에 오른 횟수가 적다. 그는 “연극치고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작품인 데다가 조폭 영화가 쏟아지면서 그저 그런 ‘싸구려 이야기’로 비칠까봐 무대에 많이 올리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이 시대에도 여전히 ‘가부장제’는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야기”라며 다시 작품을 올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폭력을 쓰는 아버지는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시국을 보니 더 큰 의미의 ‘가부장’들은 더 곪을 대로 곪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잘못된 열망과 그로 인한 허망함을 계속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충동’으로 연출 데뷔를 한 이후에도 연극 ‘미친 키스’·‘됴화만발’, ‘프랑켄슈타인’ 등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굵직한 작품들을 무대에 올려왔다. 뮤지컬 ‘서편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락햄릿’ 등의 극작 또는 연출까지 맡으며 장르와 소재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은아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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