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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규제망 벗어난 돈벌이 신종 음란물 '썰 동영상' 판친다

입력 : 2017-01-22 21:41:13 수정 : 2017-01-22 22: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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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유튜브 등 무료 동영상 통해 확산 / 1인칭 시점 성경험 자막 형태… 매일 수십건씩 동영상 올라와 / 성인인증 검색어로 분류안돼… 호기심 많은 청소년 무방비 노출 / ‘음성야설’·‘썰 만화’등도 만연
“썰 동영상.”

대학생 이모(21)씨는 최근 중학생 동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링크 게시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적나라한 성행위를 암시하는 제목의 동영상에는 동생과 동생 친구들의 댓글이 여러 개 달려 있었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자 10분 남짓한 동영상이 재생됐다.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글쓴이가 1인칭 시점으로 성경험에 대해 쓴 글을 자막으로 옮겨놓은 것이었다. 야한 소설(야설)과 비슷한 내용에 놀라 동생을 나무랐다는 이씨는 “동생이 ‘인터넷 소설처럼 재미로 보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얘기해 말문이 막혔다”고 말했다.

최근 무료 동영상 사이트를 중심으로 성경험 등 자극적인 소재를 동영상으로 제작한 이른바 ‘썰 동영상’(썰동)이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특히 성적 호기심이 많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을 노린 신종음란물이 양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들을 보면 10개 안팎의 ‘썰동 채널’에 매일 수십건씩 음란한 내용의 영상글이 올라오고 있다. ‘××썰’, ‘△△주의’, ‘□□ 썰’ 등의 제목으로 대부분 비정상적이고 패륜적인 행위를 자극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동영상 화면 갈무리
구독자가 2만5000명이 넘는 A채널에는 최근 두 달 동안 320여건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중 한 영상은 조회수가 100만건에 달할 정도다. 하루 만에 조회수가 8000건을 넘기도 하는 등 이용자가 상당하다. 썰 동영상은 주로 청소년들이 쓰는 인터넷 용어 위주로 만들어지는 등 미성년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댓글 내용만 봐도 청소년 이용자가 상당하고 이들이 SNS로 친구 등과 문제의 동영상을 공유하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현재 썰 동영상은 유명 포털사이트에서도 청소년들이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다. 청소년의 접근을 막는 최소한 ‘방패막이’인 성인인증 검색어로 분류돼 있지 않아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규제망에 걸리지 않아 필터링이 안 되고 있는 것 같다”며 “모니터링 후 포털 등에 시정요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채널 운영자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가공한 것’이라거나 ‘허구와 과장이 있기 때문에 감안하라’는 등 책임을 회피하려는 글을 전제하고 있지만 청소년에게 미칠 유해성 등을 감안했을 때 적절한 규제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썰 동영상 외에 야설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음성야설’이나 ‘썰 만화’ 등의 신종 음란물이 판을 치는 배경에는 ‘자극적인 동영상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유튜브 측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콘텐츠로 연간 10만달러(약 1억1800만원) 이상 벌어들이는 채널이 수천개에 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썰 동영상 채널들도 구독자 수가 많게는 수만명에 달해 광고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이버감시단 공병철 이사장은 “하루에도 수만개씩 올라오는 음란물을 일일이 모니터링해 삭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느 정도 자정기능이 있는 국내 사이트들과 달리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는 유튜브나 구글 등 해외사업자들에게 필터링시스템과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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