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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에 이어 이젠 피부까지…끝이 없는 코끼리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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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2 13:36:55 수정 : 2017-01-22 13: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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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서 코끼리 피부조직 습진약으로 유행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들이 야생 코끼리 보호를 위해 상아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야생 코끼리 신체조직이 다양한 민간요법의 치료제로 둔갑해 푼돈에 거래되고 있다.

22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유명 불교성지인 '황금 바위'가 있는 몬주 짜익티요의 전통 약재 시장에서는 최근 상인들이 코끼리 피부조직을 습진 치료제로 홍보하며 판매하고 있다.

한 약재상은 "코끼리 피부조직으로 습진을 비롯한 피부병을 고칠 수 있다. 코끼리 피부를 토기에 넣고 태운 뒤 그 재를 야자유와 섞어 바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약재상의 가게에 진열된 가로세로 6.5㎝ 크기의 코끼리 피부조직의 가격은 5천 차트, 한화로는 5천 원 정도다.

인근에서 영업하던 또 다른 젊은 남성은 코끼리 이빨을 갈아 만든 연고제는 얼굴에 난 여드름과 검은 점을 제거하는데 특효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걸 쓰면 얼굴이 매끈매끈해지고 하얘진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얀마에서는 이들 시장에서 판매되는 코끼리 신체조직을 노린 야생 코끼리 밀렵이 성행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야생 코끼리 밀렵 건수가 10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에는 피부조직과 가죽만 벗겨진 채 버려진 야생 코끼리 사체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처럼 야생 코끼리 수난의 대가로 수집된 신체조직은 현지 약재 시장에서도 거래되지만, 수요가 점점 커지는 인근 중국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생포된 뒤 관광상품으로 인근 태국으로 밀수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미얀마의 야생 코끼리 개체 수는 지난 10년 사이에 절반 수준인 2천∼3천 마리 선으로 급감했다.

야생동물보존협회(WCS)의 지역 자문역인 앤서니 리남씨는 "위기 상황의 한가운데 있다. 이런 추세로 코끼리가 줄어든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야생에서 코끼리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끼리는 동남아 야생동물 불법거래의 중심지인 미얀마에서 거래되는 10여 종의 멸종위기종 가운데 하나다. 특히 중국, 태국 등과 국경을 맞댄 미얀마 동부지역에서는 상아 1개 품목의 연간 밀거래액이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미얀마에서도 법률상 야생동물 포획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법 위반자에 대한 처벌은 최대 60달러(약 7만 원)의 벌금이 고작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은 이미 급증하는 야생동물 불법 포획 및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중국도 상아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미얀마가 멸종위기 야생 코끼리 보호를 위한 강화된 정책을 마련하려면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수십 년간 미얀마의 야생동물 불법거래를 추적해온 옥스퍼드 브룩스 대학의 빈센트 니즈만 교수는 "(미얀마에는) 아직 야생동물을 보호하겠다는 정치적, 사회적 의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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