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월드 위크엔드] 사람다운 죽음에 관하여… 일본 ‘데스 카페’ 확산

입력 : 2017-01-20 19:56:55 수정 : 2017-01-20 19:56: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편안하게 죽음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젊은이도 많이 참여… 내면 성찰 계기로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인 일본에서 ‘데스 카페’(Death Cafe)가 확산하고 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죽음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하는 ‘슈카쓰’(終活)의 하나로 이뤄지고 있다.

슈카쓰 커뮤니티 ‘마더 리프’(Mother Leaf)의 블로그에 따르면 21일 열리는 제5회 데스 카페의 주제는 ‘간병시설에서 산다는 것’이다. 지난해 강진이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의 진원지 근처에 있는 고령자 시설에서 입소 고령자와 함께 죽음의 고비를 넘긴 해당 시설 관계자를 초청해 당시 경험담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마더 리프는 지난해 9월부터 매달 1회씩 데스 카페를 열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쿄 분쿄구의 사원 조센지에서 열린 데스 카페에 참가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더 리프’의 블로그 제공
최근 요미우리신문에는 지난해 12월 도쿄 분쿄구의 사원 조센지(定泉寺)의 한 방에서 열린 마더 리프의 제4회 데스 카페가 소개됐다. 10여명의 남녀가 죽음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고 무거운 분위기는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슈카쓰를 공부하던 도중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소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데스 카페를 열게 됐다는 고다이라 지카코(小平知賀子·55) 마더 리프 대표는 “죽음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듣고 자기 나름의 생사관을 찾아내기 바란다”고 전했다. 마더 리프가 인터넷 블로그에 데스 카페 참가 모집 안내를 하면 수도권 각지에서 30∼80대의 다양한 연령층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토의 젊은 승려들로 구성된 ‘와카조’가 간사이 지방에서 개최하는 데스 카페에는 20∼30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서는 “10초 후에 죽는다면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길까”라는 주제를 놓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한다. 이 모임 대표인 쓰루노 고유(29)에 따르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개운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데스 카페는 10년 전쯤 스위스의 사회학자가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시작한 것이 최초로 알려졌으며, 2011년쯤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현재는 약 40개국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에서도 개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