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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삼성 … 긴장 속 '사장단 중심 비상경영' 지속

입력 : 2017-01-19 18:42:00 수정 : 2017-01-19 22: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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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총수 구속 ‘최악’은 면했지만 수뇌부 재소환 가능성 배제 못해/리더십 부재로 경영 공백 불가피/계열사 임직원 인사까지 ‘올스톱’/하만 인수 등 글로벌 사업도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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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삼성은 창사 이래 첫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구속은 면했지만 뇌물·횡령·위증 혐의를 벗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검팀이 이 부회장을 다시 불러 보강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거나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사장 등 수뇌부를 재소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뇌부가 기소되면 재판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유무죄를 다퉈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삼성 사령탑들이 특검조사와 재판에 집중해야 할 처지인 만큼 당분간 리더십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고 삼성 서초사옥으로 직행했다. 최지성 부회장을 비롯한 미래전략실 팀장 9명 등 수뇌부는 법원의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서초사옥에서 철야대기했다. 삼성은 이날 오전 5시30분경 한 줄짜리 공식 입장을 통해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 부회장과 미전실 수뇌부는 회의를 거듭하며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는 구속 타당성에 대한 법리다툼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는 최순실 일가 지원과 삼성물산·제일기획 합병간 연관성을 둘러싼 뇌물죄 성립 여부를 놓고 특검과 삼성간 본격적인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활을 건 진짜 승부가 남아 있는 셈이어서 삼성 수뇌부는 특검조사 후에도 재판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수밖에 없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19일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기하고 있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의왕=연합뉴스

이에 따라 삼성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과 경영 활동은 당분간 계열사 전문 경영인들인 사장단이 주도하는 체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뇌부의 결단과 책임이 필요한 투자와 인사,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사업구조 재편,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경영 현안은 당분간 결정을 유보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통상 12월1일에 단행한 사장단 인사가 미뤄지면서 계열사 임직원 인사도 올스톱 됐다. 삼성전자가 당초 18일쯤 개최할 예정이었던 신형 벽걸이형 무풍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의 발표회도 취소됐다.

그룹의 1년 농사격인 신입사원 채용계획(3월) 발표는 물론 삼성전자 주주총회(3월)에서 논의될 지주회사 전환 등도 일정이 연기되거나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9조원대의 인수합병으로 화제를 모은 하만 인수작업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뇌물이나 횡령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은 외국 기업이 미국 이외의 국가 공무원에게 건넨 뇌물이나 회계 부정도 처벌할 뿐 아니라 수출면허 박탈 등 제재도 하고 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와 재계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영계는 법원의 신중한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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