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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향긋한 빵 부푼 만큼 나눔도 커집니다”

입력 : 2017-01-18 20:00:26 수정 : 2017-01-18 20: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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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상씨 자녀 7남매 8년째 봉사 인천시 서구 연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매달 한 차례씩 8년째 빵을 구워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따뜻한 이웃이 있어 각박한 세태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인천에서 작은 조경회사를 운영하는 조병상(50)씨는 18일 “구청에서 일곱째를 낳았다고 뜻밖의 출산 축하금을 줬는데,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빵 나눔을 시작했다”고 ‘선행’ 동기를 말했다.

조병상씨(맨 왼쪽)와 7남매가 최근 인천시 서구 행정복지센터 지하 회의실에서 직접 만든 빵을 앞에 놓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조씨는 20대 때 서울 강동구 천호동 큰매형이 운영하는 제과점에서 5년 넘게 일하며 제과제빵 기술을 익혔다. 2009년 7남매 중 막내딸을 출산하자 구에서 지급한 축하금 100만원을 이용해 ‘빵 나눔’ 봉사에 나섰다. 현금을 기부할 수도 있지만 7남매가 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과 나눈다면 더욱 보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시 그는 서울 연희동 주민자치위원으로 매주 자장면 나눔 봉사를 하고 있었다. 주민센터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그의 제안을 선뜻 받아주었다. ‘사랑의 빵 만들기 봉사’에는 매번 20∼30명의 봉사자가 참여한다. 7남매와 자원봉사자들은 빵 400여 개를 소외계층과 어려운 어르신 100여 가구와 노인정 3곳에 배달하고 있다.

셋째딸 소희(16)양은 “빵이 구워질 때 부푸는 게 너무 신기해 오븐 앞에서 멍하니 보고 있던 생각이 난다”며 “처음 노인정에 가서 어르신들께 빵을 나눠드렸을 때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새해를 맞아 조씨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 빵 나눔을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봉사활동으로 만들기 위한 ‘희망 나눔 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재단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학업 여건과 의료비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싶은 게 소망이다. 그는 “그 친구들이 성장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희망을 나눠줄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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