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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북한 ICBM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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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9 01:13:21 수정 : 2017-02-03 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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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드 엔진조합 무거워 미국 못 닿아 / 재래식 추진체로 시험발사할 가능성 북한은 2017년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발사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발사 준비가 마감 단계라고 주장하는 ICBM은 어떤 것일까. 북한이 준비하는 고정식 ICBM은 대포동 2호, 이동식 ICBM으로는 KN-08과 KN-14가 있다. 3단으로 구성된 대포동 2호 ICBM 개발은 1990년대 중반에 시작됐다.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시험비행에서 40여초 만에 폭발했다. 2009년 4월에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위성발사체로 전환한 은하 2호 로켓을 발사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2012년 4월 북한은 은하 2호를 업그레이드한 은하 3호 로켓을 이용해 위성발사를 시도했다. 발사는 1단 엔진의 연소 종료시점에서 폭발하며 로켓 추진체는 서해 앞바다로 추락했다. 그해 12월 은하 3호 로켓을 재발사해 소형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았다. 북한은 2016년 2월에도 광명성호라 명칭을 바꾼 동일한 성능의 은하 3호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항공우주기계공학
북한은 지리적 제한 때문에 ICBM 시험발사 대신 위성발사체로 전환된 은하 3호 발사를 통해 다양한 ICBM 기술을 검증했다. 필자는 대포동 2호 ICBM에 대해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 계열의 엔진조합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거리를 추정했다. 성능이 낮고 구조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이 엔진조합으로는 사거리 7000㎞를 도달하기도 어려웠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은 군사적 용도로 최적화돼 있지 않아 크기가 너무 크다. 게다가 고정식발사대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손쉽게 노출돼 무기체계로서의 효용성도 떨어진다. 북한은 2012년 4월 군사 퍼레이드에서 은밀성과 신속성을 자랑하는 이동식 ICBM인 소형 경량의 KN-08을 선보였다. 2015년 10월에는 KN-08을 업그레이드한 KN-14도 보여줬다. KN-14는 KN-08에 비해 전장이 짧고 3단이 아닌 2단 로켓으로 구성된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페어링을 뭉뚝한 형상으로 바꿔 핵탄두의 형상 변경을 예고했다.

필자는 KN-08, KN-14의 외부 제원을 기준으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미사일 엔진조합을 구성해 사거리 분석을 수행했다. 스커드 계열의 엔진을 탑재하는 경우에 어떠한 엔진조합에서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의 사거리는 얻을 수 없었다.

북한은 2016년 4월 새로운 타입의 ICBM용 엔진 지상연소 시험을 수행했다. 엔진은 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의 4D10 엔진과 유사한 것으로 보였다. 이 엔진은 작년에 무려 8차례나 발사를 시도한 무수단미사일의 엔진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수단 엔진은 고에너지 추진제를 사용하고 고도의 엔진 성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무수단 엔진 탑재 시뮬레이션 결과 250㎏의 소형 경량 탄두를 장착해도 최대사거리는 9000㎞ 이하였다. 작년 9월에 북한은 80톤급의 고추력 대형 액체로켓엔진을 개발해 지상시험을 수행했다. 1기의 80톤 엔진 및 무수단엔진 탑재 시의 시뮬레이션 결과 1만2000㎞ 이상의 사거리를 얻을 수 있었다.

북한은 그동안 신속성과 은밀성이 보장되는 소형 경량의 이동식 ICBM인 KN-08과 KN-14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스커드 계열의 재래식 엔진조합으로는 목표 사거리 획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을 것이다. 현재는 무수단 엔진 또는 80t급 엔진을 탑재하는 KN-08과 KN-14를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이동식 ICBM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설사 이들 새로운 엔진을 탑재해 시험발사를 한다고 해도 신뢰성을 검증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물론 정상 궤적으로 발사할 수 없는 북한의 상황에서 핵미사일 위협을 보여줄 목적으로 재래식 엔진을 탑재한 ICBM을 시험발사할 개연성도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항공우주기계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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