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을 뒤흔든 화두는 ‘삶의 불안정성 해소’였다. 청년들도 마찬가지였다. 고용 안정성은 수십년째 청년들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가 됐다. 상당수 청년은 갈수록 취업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내놓은 ‘2016년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 3명 중 1명이 취업 시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소로 ‘안정성’(31.0%)을 꼽았다. 이어 직무적합성(25.6%), 급여(18.3%), 회사의 발전 가능성(10.5%)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만 15~39세 청년 2500명을 대상으로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청년들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이유로 고용 불안정(28.2%)을 꼽았다. 이어 낮은 급여(22.6%), 개인의 발전 가능성 없음(15.8%), 낮은 회사 인지도(11.1%) 등을 지적했다. 이 같은 인식 탓에 청년의 31.1%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고용 위기 해법으로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확대’(27.3%)와 ‘학교의 취업지원 강화’(24.6%) 등을 꼽았다. 현 시점에서 중소기업 취업을 원하지는 않지만 중소기업의 처우가 개선된다면 취업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전공(20.2%)이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학벌(12.6%), 자격증(11.0%), 인성(10.0%), 외모(2.6%) 등의 순이었다. 1.2%는 취업에 가족 배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고용이 안정된다면 청년들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중소기업의 처우를 개선하는 정책과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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