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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자는 문재인·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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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4 01:05:00 수정 : 2017-01-14 01: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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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은 필요한 일이지만
재벌 때려잡자는 발상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 가로막아
세계 최대 온라인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어제 미국 내 일자리 10만개를 새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회생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그제 기자회견에서 ‘일자리’(Job)라는 말을 17번이나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기업들이 멕시코 등 해외에 공장을 짓거나 생산시설을 옮겨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나는 가장 위대한 일자리 창출자가 되려 한다”고 했다. 연일 ‘재벌 때리기’에 나선 한국의 대선주자와 현격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선주자의 한 사람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촛불 민심은 박근혜 퇴진과 함께 재벌 체제 해체를 요구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재벌 체제 해체의 출발선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을 이용한 조직범죄로 얻은 최대 10조원의 불법수익을 국가가 전액 몰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최근 재벌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대선주자들이 재벌 잡기에 경쟁적으로 나선 심정은 십분 이해가 간다. 최근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기부금을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벌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높다. 그런 정경유착의 구태를 뿌리 뽑자면 재벌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재벌을 해체하고 사유재산까지 몰수하겠다는 것은 촛불 민심에 편승한 포퓰리즘이 아닐 수 없다. 자유민주체제를 거스르는 반시장적, 반헌법적 발상이다. 이런 풍토에서 기업 투자와 청년 일자리가 어떻게 생겨날 수 있겠는가.

지금 우리 경제는 IMF 사태에 버금가는 침체를 겪고 있다. 실업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서고,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 체감경기마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행은 어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끌어내렸다. 벌써 4번째 하향조정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국내 정치 상황, 기업 구조조정 한파의 영향으로 민간 소비가 얼어붙은 탓이라고 한다.

기업인에게 죄가 있다면 법에 따라 단죄하면 된다. 애먼 기업에까지 몽둥이를 들겠다는 것은 정치권력의 갑질이자 농단이다. 기업 투자와 일자리에도 부정적임은 물론이다. 대선주자들은 반기업 정서에 편승한 포퓰리즘적 언행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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