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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소크라테스·예수 비유… 방청석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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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05 22:11:49 수정 : 2017-01-06 08: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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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다수결은 위험해” 박 대통령측 생뚱맞은 변론 / 오후들어 윤전추 거침없는 증언 / 유리한 질문에만 유창한 답변 / 불리한 부분엔 “기억 안 난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에서 시민들이 방청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5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은 오전 한때 방청석과 기자석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박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가 박 대통령을 ‘소크라테스’와 ‘예수’에 비유하는 다소 생뚱맞은 변론을 펼쳤기 때문이다. 서 변호사는 “민주주의의 다수결로 소크라테스는 사형 선고를 받고 예수는 십자가를 졌다”며 “선동적인 언론 기사로 (의혹이) 증폭될 때 민주주의의 다수결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노동신문에서 ‘남조선 신문이 정의로운 행동에 나섰다’고 하고 ‘남조선 인민이 횃불을 들었다’고 한다”며 “북한 언론이 입에 침이 마르게 극찬을 하는 (남한) 언론 기사로 박 대통령을 탄핵하면 이야말로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고 강변했다. 서 변호사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법률고문이며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된 ‘부림 사건’의 담당 판사 출신이다.

서 변호사 발언이 50분째 이어지자 박한철 헌재소장 등 재판관들은 생수로 목을 축이거나 눈을 지그시 감았다. 방청석에선 키득거리는 웃음과 함께 때때로 ‘허’, ‘참’ 같은 짧은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 소추위원 측 황정근 변호사 등이 중간중간에 “탄핵 사유와 무관하다”며 제동을 걸었지만 막무가내였다. 결국 박 소장이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명령하며 서 변호사의 말은 끝났다.

오후 들어 헌재 심리는 분위기가 자못 진지해졌다. 오전엔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52)·안봉근(51) 등 핵심 측근 4명 중 3명이 출석하지 않아 맥빠진 분위기였으나 오후에 증인으로 나온 윤전추(38) 청와대 행정관이 거침없이 증언을 했기 때문이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할 수 없다”를 연발하다가도 유리한 질문이 나오면 유창하게 대답했다. 이 때문에 소추위원단 사이에선 잠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일부 방청객은 “윤 행정관이 마치 연습이라도 하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감 넘치던 윤 행정관 역시 재판관에게서 “다른 진술과 앞뒤가 안 맞다”는 지적을 받으면 말꼬리를 흐렸다. 헌재 심리는 오후 6시30분쯤 종료됐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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