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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커플인지 솔로인지 그게 중요한가요?"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6-12-24 21:06:47 수정 : 2016-12-24 23: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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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집회 찾은 ‘커플’과 ‘솔로’들
24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를 찾은 이수빈(23·여) 고은택(27) 커플
“추울 때 같이 있으면 따뜻하니까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 24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9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이른바 ‘집회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두 손을 꼭붙잡고 광장을 거닐며 데이트를 즐긴 커플들에게 촛불집회를 찾은 이유를 물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고은택(27) 이수빈(23·여) 커플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광화문을 찾은 이유를 묻자 “평소에도 2주에 한 번씩 광화문을 찾는다”며 “의미 있는 집회에 의미 있는 사람과 오고 싶었다”며 싱긋 웃었다. 사뭇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고씨는 여자친구의 손을 잡아 자신의 외투 주머니에 넣고 집회를 둘러봤다. 이들은 ‘다른 좋은 장소가 있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촛불집회 현장은 왠만한 데이트 코스보다 볼 것과 즐길 것이 많다. 날씨가 조금 춥지만 같이 있으면 따뜻하다”고 답했다. 이어 “청년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9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장지혜(23·여) 장민구(24) 커플
‘공통 관심사를 만들고 싶어서’ 집회를 찾았다는 커플도 있었다.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만난 장지혜(22·여) 장민구(24) 커플은 “촛불집회 현장을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사안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야기 거리를 많이 만들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 “이 같은 사건이 미래에는 없었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대선에 합리적인 후보가 많이 나오고 다음 대통령은 상식이 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서울 광화문 집회를 찾은 ‘솔로 참석러’ 이승우(33)씨
딱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커플들 못지 않게 촛불집회 현장엔 홀로 집회를 찾은 ‘솔로 참석러’들이 적지 않아 보였다.

경기도 성남에서 온 이승우(33)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특별히 할 일도 없어서 집회를 찾았다”면서 “사실 앞선 8번 집회도 모두 참석했다”고 귀띔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이번 시위현장에는 커플들이 유독 많아 힘들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씨는 “함께 구호도 외치고 소리를 지르다보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측면도 있다”며 “우리 사회에 적폐가 아직 청산이 안됐다. 이번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충남 아산에서 올라온 김규민(17) 이승래(17)군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려했다’는 고교생들도 눈에 띄었다. 집회를 위해 충남 아산에서 광화문을 찾은 김규민(17)군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할 일이 없었다.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면서도“시위현장에 커플들이 많아 슬펐다. 다른 솔로친구와 함께 왔는데 서로를 보며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20)씨도 이날 홀로 광화문광장을 돌아다니며 촛불집회서 진행된 행사와 이벤트를 즐겼다. 촛불을 들고 야간행사에 참여하던 박씨는 “외롭지 않다. 오늘만 날이 아니다”라며 “집회 참여에 솔로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 촬영을 한사코 거절한 박씨는 “시위는 참여가 중요하다. 누구든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참여한다면 분명 세상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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