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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송년 특수없어 암울…앞으로가 더 걱정

입력 : 2016-12-23 14:09:17 수정 : 2016-12-23 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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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 입구의 태조산 공원에서 한우전문식당을 운영하는 고모씨(48)는 업종전환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부정청탁 및 금지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직격탄을 맞았는데 천안을 휩쓸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풀루엔자(AI) 확산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후 어지러운 정국까지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고씨는 "올초만해도 하루 평균 150만원 정도 매상을 올렸으나 송년회 시즌인데도 손님이 없는 날이 많아 업종 변경을 심긱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답답할뿐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의 최대 번화가인 서구 둔산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5)씨도 사정은 같다. 송년회를 비롯해 단체로 늦은 시간까지 오던 손님들 최근 발길이 뚝 끊겼다. 김씨는 정치 때문에 민생이 파탄났다며 여야 정치권에 책임을 돌렸다.

김씨는 "룸 청소와 관리를 하던 아르바이트생도 줄일 수밖에 없을 만큼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매장 유지가 쉽지 않은데, 이런 상황을 만든 정치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에 따르면 올해 11월중 대전과 충남지역의 소비자심리지수는 91.6으로 전달보다 5.1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2.8)에 비해선 무려 11.2포인트 낮은 수치고, 3개월 연속 하락세다.

경기판단을 예측할 수 있는 소비지출전망(CSI)도 58로 전월(71)보다 13포인트하락했고, 소비자동향지수(CSI) 63으로 전월(80)보다 17포인트나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CSI 마저 69로 전월(77)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현재도 지속되는 경기 침체가가 미래에도 개선되지 않고, 일할 기회마저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원유값 상승에 따른 국내 유류값 상승도 소비를 위축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대전 둔산동 일대는 상당수가 휘발류 기준 ℓ당 1500원대다. 연중 최저가이던 지난 3~4월의 1300원대에서 200원 가까이 올랐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살면서 충북 청주시로 출퇴근을 하는 이모씨(42)는 "비싼 도심에선 절대 주유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17번 국도변에서 주유하고 있는데 기름값이 계속 오르면서 고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 비해 충남의 상황은 더 비관적이다. 수출 부진때문이다. 23일 충남도에 따르면 중국, 미국 등 수출 대상국들의 글로벌경제 침체로 10개월째 수출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충남은 전형적으로 수출의존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 무역흑자를 내고 있지만 저성장 흑자구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도내 중소기업들의 가동률이 저하되고 근로자들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도는 파악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수출 비중이 높은 충남은 삼성전자가 액정을 LCD에서 OLED로 교체를 하면서 하청기업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경제침체의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대기업 하청 기업들도 모기업의 제품 개편을 빨리 쫒아가야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이뤄지는데 여건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차원의 각종 투자가 이뤄지고, 인구유입이 활발한 신도시인 세종시의 형편도 썩 좋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세종시의 수출은 9370만 달러, 수입은 1억1130만 달러로 176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서민경제 체감지수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소상공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 10월 82.5에서 11월에는 72.5로 10.0포인트나 떨어졌다.

다만 인구유입에 따른 고용상황은 상승세다. 지난달 기준으로 신규 구인인원은 1303명, 구직건수 1116건, 취업건수는 1119건으로 전년 동월대비 각각 13.1%, 17.5%, 38.5%씩 증가했다.

세종시 조치원읍에 사는 신복천(54)씨는 "조치원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출은 줄고 기본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장사를 더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만둘 수도 없는 처지"라고 한탄했다.

그는 특히 "송년특수도 없는데 최순실 게이트로 사회불안까지 겹치면서 식당운영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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